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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권' 이승우·백승호, 핵이빨 수아레스 아니다


입력 2014.10.12 21:53 수정 2014.10.12 21:58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유소년 영입 규정 위반' 징계 가해..황당한 구단과 부모 분개

이승호 등 구단 제공 기숙사에서 부모들과 조율 속 철저한 관리-감독

이승우(오른쪽)가 상대의 어깨를 깨문 것도, 백승호가 루니처럼 상대의 급소를 밟은 것도 아니다. ⓒ 연합뉴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장안의 화제’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미국대표 타일러 라쉬는 이런 질문에 “어른이라도 미국에서는 참견할 권리가 없다. ‘양육권’은 그 학생의 부모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축구에 대입한다면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권’ 단체다. FIFA는 유망주의 보호자도 아니면서 보호자처럼 행동한다.

FIFA는 11일(한국시각) 바르셀로나 구단에 ‘18세 미만 유소년 영입 규정 위반’ 징계를 내렸다. 이로 인해 이승우와 백승호, 장결희 등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몸담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은 모든 정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중징계가 내려진 이유는 기본적으로 FIFA의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다.

FIFA는 18세 이하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경우 이들의 부모들과 현지에서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규정을 마련한 이유는 아무래도 미성년자들이기 때문에 탈선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 FIFA의 주장이다.

자녀를 바르셀로나 구단에 맡긴 부모들은 황당함을 넘어 분개하고 있다. “미성년자들이 구단 측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 머물고 있으며 (부모와 조율 속) 철저한 관리 감독 하에 생활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전혀 통하지 않는다.

FIFA는 이승우, 백승호, 장결희의 부모가 아니다. 명백한 월권이다. 또 어린 선수들이 담배를 태운 것도 아니고 비행을 일삼은 적도 없다. ‘탈선 가능성’ 하나로 바르셀로나 유소년 정책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16~17살 유망주에게 2년 공백은 치명적이다.

월드컵에서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어뜯은 수아레스는 4개월간 정규리그 출전 금지를 당했다.

이승우가 상대의 어깨를 깨문 것도, 백승호가 루니처럼 상대의 급소를 밟은 것도 아니다. 이승우, 백승호, 장결희는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 그저 축구장 안에서 성실하게 공을 찼을 뿐이다.

FIFA의 월권으로 이승우, 백승호, 장결희가 2년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면 ‘세계축구사의 손실’이다. 특히, 이승우는 마라도나 이후 30여 년 만에 나타난 ‘영감을 주는 스페셜 천재’로 평가받고 있다. 수긍하기 어려운 징계 수위에 일각에서는 “정책 배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가혹한 징계이기 때문이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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