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센터’ 하승진 묵직한 존재감…일찍 발동한 KCC 경계령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 불과 2경기 32득점 22리바운드
‘3초 룰 폐지’ 위력 배가..김태술과 호흡도 기대 이상
2년 만에 코트로 돌아온 하승진(29·전주 KCC)이 주말 2연전에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하승진은 지난 1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원주 동부전에서 17득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 홈 팬들 앞에서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팀은 아쉽게 59-65로 패했지만 하승진의 활약을 돋보였다.
이어 12일 창원실내체육관서 열린 창원 LG전에서는 26분 43초만 뛰고도 15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에 84-79 승리를 안겼다.
하승진의 귀환은 일찌감치 올 시즌 프로농구 판도를 뒤흔들 태풍의 눈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시즌 초반 행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공백기로 인한 체력과 경기 감각 문제가 있는 데다, 전역 이후 팀에 합류해 시즌을 준비하면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국가대표팀 합류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운 포인트가드 김태술 등 동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기간이 극히 짧았다. 연습보다 사실상 경기를 거듭하면서 몸 상태와 조직력을 끌어올려야하는 상황. 특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걸리는 유형인 하승진으로서는 악재였다.
하지만 하승진은 주말 2연전에서 아직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에도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했다. 높이에서 KBL 상위권을 다투는 동부와 LG도 하승진을 봉쇄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장신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도움 수비를 들어가도 하승진이 워낙 크다보니 볼이 투입되면 막을 방법이 없었다.
수비자 3초 룰이 폐지된 것도 하승진의 위력을 배가시켰다. 하승진은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움직임의 부담을 매우 덜었다. 하승진이 일단 골밑에 상주하고 있으면 상대팀으로서는 좀처럼 끌어낼 방법이 없다. 하승진 역시 “농구하기가 편해졌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물론 하승진의 투입 시 팀 스피드가 늘려지고 중장거리 슛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하승진이 확실히 골밑을 장악해주면서 얻을 수 있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효과를 생각해볼 때 아직은 흑자에 가깝다.
허재 감독은 예상보다 초반 하승진의 출전시간을 늘리고 있다. 착실한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들어온 하승진의 체력은 오랜만의 실전에도 양호한 수준이다. 하승진 스스로도 집중력과 절실함이 남달랐다. 공백기를 통해 성숙해진 하승진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2경기 만에 김태술과의 호흡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하승진은 국내에서는 부상만 없으면 절대 막을 수 없는 선수로 꼽힌다. 하승진이 부상 없이 경기당 28~30분 내외를 꾸준히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회복한다면 KCC는 더욱 무서운 팀으로 올라설 수 있다. 예상보다 하승진의 컨디션 회복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경쟁 팀들에도 KCC 경계령은 일찍 발동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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