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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한국축구’ 슈틸리케 감독이 콕 짚은 묘수


입력 2014.10.15 11:27 수정 2014.10.15 11:3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코스타리카전 1-3 패배에도 인상적인 경기력

변화무쌍 전술, 압박 축구 기본틀로 구사

슈틸리케 감독은 단기간에 한국 축구를 변화시켰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전술의 부재, 인맥 축구 등 온갖 비난들이 전임 사령탑과 대한축구협회로 향했다.

그러자 축구협회는 즉각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물갈이에 착수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선임됐고, 축구팬들이 그토록 바라던 외국인 감독도 우여곡절 끝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으로 낙점됐다.

출발은 좋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2-0 승리했다. 그리고 4일 뒤인 14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는 아쉽게 1-3으로 패했다. 양 팀간 현격한 실력 차가 느껴진 경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코스타리카전의 결과까지 좋았다면 금상첨화였지만 지난 2경기서 선보인 한국 축구는 분명 미래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가 단기간에 달라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분명한 점은 축구에서 감독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5일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리고 3일 뒤 한국에 입국해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관전했다. 1경기만으로 선수들의 면면을 파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0일이 지나고 드디어 슈틸리케호 1기 명단이 발표됐다. 이번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전에 나선 선수들이다. 주축 선수들의 대부분은 월드컵 출전 선수들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현재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국내축구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선발했다”고 밝혔다. 차근차근 바꿀 것은 바꾸고 새로 끼울 것은 끼우겠다는 의도였다.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이 함께 한 시간은 무척 짧았다. 감독이 구상하는 구체적인 전술을 팀에 적용시킬 시간이 모자란 것은 물론 선수들의 면면을 파악하기에도 모자란 소집기간이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을 전달했고, 선수들은 이를 전체적인 뼈대 안에서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 평가전에서의 경기력이 좋아진 이유다.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축구에 이식한 첫 번째는 바로 ‘압박’이다.

최근 세계 축구의 대세는 바로 압박 축구로 귀결된다. 지난 월드컵에서도 압박 축구를 구사했던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우승팀 독일을 비롯해 네덜란드, 그리고 이번에 평가전을 치른 코스타리카도 마찬가지다.

물론 한국의 압박 축구는 아직 미완성품이다. 폭 넓은 활동량을 요구하기 때문에 강한 체력이 필수이며, 공간을 좁혀 들어가야 한다는 특성상 팀 동료들과의 호흡도 중요하다.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 결정적 공격 기회와 수비 시 엇박자가 났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너무 점잖게 플레이했다. 상대방 공격수보다 멀리 떨어져서 수비했다. 공격에서 압박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감독이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압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서 비롯된 지적이었다.

슈틸리케호는 앞으로도 압박 축구를 전개해 나갈 전망이다. 다음 달 중동에서 펼쳐질 요르단, 이란과의 원정 평가전은 감독의 축구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선수들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이 일으키는 한국축구의 신바람은 그렇게 불기 시작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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