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야구 입김?’ 우연 아닌 선동열 생존 이유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10.21 17:03  수정 2014.10.21 17:15

KIA 제외한 4~9위 감독 모두 교체된 공통 현상

프랜차이즈 스타 및 내부 인선 대세로 떠오를 듯

선동열 감독의 재계약은 프런트 야구의 도래와 무관하지 않다. ⓒ KIA 타이거즈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프로야구 감독들이 시즌이 끝나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옷을 벗고 있다.

두산은 21일 송일수 감독을 경질하고,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김태형(47)을 제10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김 신임 감독은 1990년 OB(두산 전신)에 입단해 2011년까지 22년간 팀의 주전 포수와 배터리코치로 활약한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두산이 경질의 칼을 꺼내든 이유는 성적 부진과 퇴색된 베어스 특유의 팀 컬러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태형 신임 감독도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과 책임감을 부여하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끈질기고 응집력 있는 두산 베어스 본래의 색깔을 되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한 해 사령탑 교체는 이번이 세 번째다. 천신만고 끝에 4위에 오른 LG가 개막 한 달 만에 김기태 감독이 자진사퇴했고, 시즌이 끝난 뒤에는 이만수 감독과의 계약이 만료된 5위 SK가 김용희 감독을 임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7위에 그친 롯데 김시진 감독은 이미 시즌 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최하위 한화도 새 감독을 물색 중이다. 불과 1년 만에 5명의 사령탑이 바뀌는 셈이다.

교체의 피바람이 분 팀들의 공통점은 역시나 ‘성적 부진’이다. LG 역시 양상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당시 9위에 머물러 있었고, 나머지 구단들도 이번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신세가 됐다. 결국 개막 전 미디어데이서 얼굴을 보인 4위~9위 사령탑들을 내년 시즌 볼 수 없게 됐다. 단 1명을 제외하고 말이다.

야구팬들이 아직까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8위에 머문 KIA 선동열 감독의 재계약 소식이다. 선 감독은 KIA에서의 3년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면서 2년 이상 팀을 지휘한 역대 타이거즈 감독 중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굴욕까지 떠안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는 2년간 다시 선동열 감독과 함께 하기로 했다. 구단이 내세운 명분은 팀의 리빌딩이다. KIA는 선 감독이 부임한 뒤 이종범과 김상훈, 유동훈 등 베테랑들이 옷을 벗었고, 윤석민, 이용규, 김상현 등 우승 주역들이 각자의 이유로 팀을 떠났다. 내년 시즌에는 키스톤 콤비인 안치홍, 김선빈이 군입대로 빠져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물론 선동열 감독이 리빌딩의 적임자라는 부분에서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게 사실이다. 선 감독은 3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보장 받았다. 그의 지도 아래 가능성 보인 신인급 선수들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베테랑들의 공백을 메우기는커녕 1군 무대에 제대로 연착륙한 선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성적을 내지 못한 감독은 교체 칼날을 피하기 힘든 게 프로 세계의 생리다. 하지만 최근 프로야구의 감독 교체는 잦아도 너무 잦다. 대부분 사퇴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구단 수뇌부의 압력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러면서 구단 운영진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프런트 야구가 다시 도래한 프로야구다. 한국식 프런트 야구의 인사는 지금까지 지역주의, 인맥 등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선동열 감독은 교체 대상으로 분류된 지도자 중 유일하게 팀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반면, 옷을 벗게 된 감독들은 몸담았던 팀과 뚜렷한 인연이 없는 외부 인사였다. 두산도 프랜차이즈 출신의 김태형 감독을 선택했고, 롯데와 한화 모두 내부 인선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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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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