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은 이번 AG 우승이 침체된 한국농구 인기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기대했다. 아시안게임 이후 불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금메달의 영광과 여운은 피부로 느낄 수 없다.
‘2014-15 KCC 프로농구’가 개막했지만 농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다를 게 없다. TV 중계가 더 줄어 접근성이 더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크게 좋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시안게임 우승에도 여전히 방송사 입장에서 농구는 그리 매력적인 콘텐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중계로 일단 수요를 대체하고 있지만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KBL로서는 야구와 축구 시즌이 빨리 끝나기만 기다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현실과 동떨어진 KBL의 탁상공론도 팬들의 비판을 부른다. 김영기 신임 총재는 KBL의 인기하락이 득점력 저하에 있다고 판단,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2인 동시출전’ 제도를 부활시키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됐다. 국내 선수들 입지가 위축될 것이라는 현장과 여론의 반발 속에 우려를 낳고 있다.
아시안게임 우승 이전이나 이후에도 한국농구는 여전히 위기다. 어쩌면 금메달이라는 환상에 도취되어 잠시 현실을 망각한 지금이 폭풍전야일 수도 있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20년만의 금메달에 환호하고 변화와 개혁을 외면하다가 오히려 암흑기에 빠졌던 역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단지 국제대회 한두 번의 우승이나 TV 중계 횟수를 늘리는 것이 한국농구의 근본적인 발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보다 더 장기적이고 더 높은 목표의식의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긴 했지만, 직전 농구월드컵에서는 5전 전패로 세계와의 격차를 절감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축구나 야구처럼 더 넓은 세계를 꿈꿀 수 있는 창구가 없고,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다보니 자꾸 국내에서의 성과에만 안주하게 되고 매너리즘에 빠진다. 선수들도, 지도자들도, 행정가들도 모두 정체될 수밖에 없다. 더 발전해야겠다는 의지와 목표의식이 없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요즘처럼 다양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서 굳이 다른 분야를 제쳐두고 팬들에게 '한국농구를 지켜봐야할 명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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