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카드이용백서 "체크 넣고, 신용 꺼내고"

체크카드 '홀딩' 방식으로 환불기간 오래 걸려

소액결제에서 체크카드 해외 수수료 신용카드보다 높아

해외가맹점 결제, 신용·체크카드 모두 소득공제에서 제외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는 직구족이 증가하면서 체크카드 해외 결제금액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캐피탈 블로그 캡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해외직구(직접구매)가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체크카드를 이용한 직구족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오는 28일 미국 최대 쇼핑할인이 진행되는 블랙프라이데이와 내달 1일 사이버먼데이를 앞두고 체크카드 해외결제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환불절차나 부가서비스 등을 따지면, 해외가맹점에서 체크카드보다 신용카드 사용시 장점이 많아 상황에 맞게 카드를 꺼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국내 거주자의 해외 카드이용실적은 29억8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억5000만달러(17.9%) 증가했다. 이는 국내카드승인실적 증가율(4.7%)을 크게 압도하는 수치다.

해외 카드이용실적을 자세히 뜯어보면, 체크카드 이용패턴의 변화가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체크카드 1인당 해외 평균결제금액은 신용카드보다 높았다. 하지만 역대 최초로 지난 2분기 체크카드 평균결제금액이 신용카드보다 낮게 조사됐다.

이는 체크카드 사용용도가 과거 돈을 뽑는 수단(현금인출)에서 최근 구매수단으로 바뀐 탓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2분기 기준 신용카드 평균결제금액은 400달러, 체크카드는 389달러다. 반면 현금인출 수단으로만 주로 쓰이는 직불카드는 1554달러다.

연도별 국내 거주자의 해외 카드 결제금액(한국은행 자료 재구성) ⓒ데일리안

임윤화 여신금융협회 조사역은 "해외에서 현금인출 위주로 사용되던 체크카드의 용도가 구매 위주로 전환되면서 평균결제금액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체크카드 해외 평균결제금액 하락 배경에는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직구족 증가도 한몫했다. 지난해 상반기 해외직구 건당 결제금액은 10만4000원 수준이다. 이는 관세를 피하고자 15만원 이하 물품을 주로 구매하는 직구족 특유의 구매 패턴 때문이다.

직구족 대부분 가정주부, 젊은 층…체크카드 이용 비중 높은 소비자

직구 이용자 중 상당수가 가정주부나 20~30대 젊은 층이다. 이들 모두 상대적으로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많이 쓰는 소비자다. 또 대학생의 경우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워 체크카드를 이용한 해외가맹점 이용이 절대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직구족은 비교적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층"이라며 "이들 대다수가 체크카드를 이용하면서 해외 카드이용금액에서 체크카드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블랙프라이데이나 사이버먼데이를 앞두고 펼쳐지는 카드사 마케팅에서 체크카드가 빠지지 않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아직은 신용카드보다 불편한 체크카드 '직구'

체크카드를 이용한 해외결제는 '홀딩'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내 체크카드 결제의 경우 돈을 즉시 출금하지만, 해외결제는 카드 승인요청이 오면 결제금액만큼 돈을 묶어놓고(홀딩) 전표매입 시점에 돈을 빼간다.

해외 가맹점 이용시 환불절차나 카드사 혜택 등을 따졌을 때 체크카드보다 신용카드 사용이 유리하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이 때문에 체크카드는 결제 후 전표매입 시점까지만 결제를 취소하면 돈이 빠져나가지 않는 신용카드와 달리 환불절차가 복잡하다. 특히 해외결제 특성상 환불(홀딩이 풀리기)까지 시간이 최대 한 달까지 소요될 수 있다.

수수료도 소액결제일수록 신용카드보다 높다. 대개 체크카드 해외 수수료는 결제 금액의 1%를 떼어가는 국제브랜드카드사 수수료 외에도 건당 0.5~3달러 내외로 더 붙는다. 결제금액의 몇 퍼센트(%)가 아닌 건당으로 수수료가 더해지기 때문에 소액결제일수록 신용결제보다 불리하다.

카드사가 제공하는 혜택 면에서도 일반적으로 체크카드보다 신용카드가 더 많다. 신용카드는 결제금액에 따라 캐시백을 해주거나 포인트를 쌓아준다. 또 일부 카드사는 이벤트 기간을 정해놓고 해외가맹점 결제 이후 최대 3개월까지 무이자 할부로 전환해준다.

더구나 해외가맹점 결제의 경우 소득공제 항목에서 빠진다. 신용카드가 있다면, 굳이 체크카드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용금액은 신용·체크카드 모두 소득공제 금액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국내에 있는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소득공제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불이나 캐시백·할인 등과 같은 부가혜택 등을 따지면 해외 인터넷 쇼핑몰 이용시 체크보다 신용카드를 쓰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