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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너덜' 혁신위, 의총서 추인 못받으면 김문수는...


입력 2014.11.11 08:37 수정 2014.11.11 08:45        문대현 기자

출판기념회 금지 등 혁신안 내놓았지만 당내 반발 기류에 난망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을 비롯한 보수혁신위원들이 지난 9월 29일 국회 대표실에서 보수혁신위원회 1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보수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화려하게 탄생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혹평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이하 혁신위)가 11일 의원총회에서 혁신안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혁신위는 이날 의총에서 그간 수차례의 회의를 거쳐 나온 안건을 추인 받고 향후 활동의 동력을 얻을 예정이지만 당 안팎에서 혁신위의 안에 대해 ‘현실성 없는 포퓰리즘성 안건’이라는 의견이 많은 만큼 추인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혁신위는 지난 9월 29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필두로 나경원 의원, 안형환 전 의원, 소설가 복거일 씨, 문진국 전 한국노총 위원장 등 각계각층의 인재를 불러 모아 당내 많은 기대감 속에 출범했다.

혁신위는 그간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계류 72시간 경과 시 자동 가결 △정치인 출판기념회 전면금지 △내년도 국회의원 세비 동결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적용 △체포동의안 기명 표결 및 회기 중 영장실질심사 자진출석 △국회의원 겸직금지 규정 강화 △국회의원 선거구 재획정 권한 독립 등 굵직굵직한 안들을 많이 내놓아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의 안건에 대해 현실적이지 못하고 정작 정치혁신의 핵심과는 거리가 먼 보여주기 식에 그친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지난달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보고된 지 72시간이 지나면 자동 가결되도록 하는 안을 두고 “위헌 소지가 있는 과잉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최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원 세비 동결, 무노동 무임금 등의 안은 보여주기 식이 강하다”라고 평가했다.

김무성 대표와 대권을 놓고 라이벌 관계를 형성 중인 김문수 위원장 입장에서는 실제로 혁신을 이뤄 김 대표의 치적을 높여주는 것보다 쉽사리 실행되기 힘든 다양한 안들을 쏟아내 본인만 부각되는 전략을 세울 것이라는 신 교수의 분석이다.

혁신위 소속 의원의 한 측근 또한 정치인 출판기념회 금지안에 대해 “정치인이 낸 책을 서점이나 인터넷에서만 살 수 있게 한다면 누가 그 책을 사겠는가”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날 의총에서 혁신위의 안이 큰 탈 없이 통과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혁신위가 내놓은 대부분의 안이 현직 국회의원들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게 되는 ‘세비동결’, ‘무노동 무임금’ 등의 내용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현역 의원들이 쉽사리 찬성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 보고 있는 상황.

실제로 여당 내 다수의 의원들 사이에서는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출석 외에도 지역구 활동, 외부 일정 소화, 해외 출장 등 다양한 업무가 많은데 표면적으로 국회 출석을 안 한 것을 ‘무노동’으로 치부하기에는 논리적 비약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중진격 정우택 의원(3선)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세비를 동결하면 정치가 혁신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며 “혁신과 세비동결은 관계가 없다고 본다”고 혁신위를 겨냥했다.

한 재선의원 역시 지난 10일 ‘데일리안’과의 만남에서 “지금까지 혁신위가 내놓은 것 중에 기억나는 게 없다”며 “다 그냥 장식을 한 것이고 이미 기존에 다 나와 있던 것일 뿐 새로운 게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의 안들은 굳이 김문수를 위원장으로 데리고 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당연히 국민들로부터 박수 받을 수 있는 뻔한 것”이라며 “혁신위를 혁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의총에 참여해 혁신위 안건에 대해 한 마디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 초선의원 또한 ‘혁신위의 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다 지나치다는 생각”이라고 짤막하게 답변하며 의총에서의 반대를 예고했다.

이러한 당내 분위기를 감지한 김 위원장은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직접 나서 혁신위의 안에 대해 설명하고 의원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기로 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혁신위의 안이 추인 받지 못할 경우 4개월여 남은 혁신위 향후 활동은 물론, 혁신위를 통로로 중앙 정치로 복귀해 차기 대권을 노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던 김 위원장의 명예에도 적지 않은 흠집이 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총의 결과는 단순히 혁신위 뿐 아니라 넓게 보아 정치인 김문수의 향후 몇 년간의 행보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시선은 새누리당 의총을 향해 쏠리고 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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