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달러' 김광현, 결국 류현진 아닌 윤석민?

부상 경력 윤석민, 볼티모어와 3년간 575만 달러

비슷한 전철 밟은 김광현도 윤석민급 평가받은 듯

선수와 구단은 물론 야구팬들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액수다. 포스팅에 이름을 올린 김광현(26·SK)의 최고 응찰액이 예상보다 훨씬 낮은 200만 달러(약 22억원)로 책정됐다.

미국 폭스스포츠의 켄 로젠탈 기자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한국인 좌완 김광현을 영입하기 위해 포스팅에 참여했고, 200만 달러를 적어냈다"라고 전했다.

당초 김광현의 포스팅 액수는 1000만 달러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였다. SK 구단도 현실적인 기대치로 5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 사이를 점쳤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시계를 잠시 2년 전으로 돌려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12시즌이 끝난 뒤 한화 류현진은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의 포스팅 액수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2573만 7737달러 33센트(약 280억원)였다. 역대 한국인 포스팅 액수 최고액은 물론 일본 특급들을 포함해도 4번째로 많은 금액이었다.

계약 규모도 포스팅 액수와 비례해 잭팟이 터졌다. LA 다저스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사상 첫 번째 선수에게 6년간 3600만 달러의 거액을 안겼다. 당시만 하더라도 도박에 가까운 계약이라는 말이 무성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보란 듯이 빅리그에 연착륙했고 한국의 특급 선수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는 공식이 입증됐다. 그러면서 한국 선수들을 바라보는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1년 뒤 이번에는 FA 자격을 얻은 윤석민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들겼다. 포스팅 금액이 들지 않는 자유 계약 신분이라 대형 계약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3년간 575만 달러(약 61억원)에 그치고 말았다.

윤석민이 류현진보다 박한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기량도 기량이지만 이전 시즌 부상에 시달리며 기량이 저하된 점이 결정적이었다. 볼티모어가 보험용으로 선발 횟수 등 최대 1325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게 한 옵션이 이를 증명한다.

윤석민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커녕 트리플A에서 부진의 부진을 거듭했다. 특히 피장타율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 홈런을 허용하는 일이 잦았고 결국 트리플A 23경기에서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포스팅 액수를 감안할 때 김광현에 대한 평가는 류현진보다 윤석민 쪽으로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역시 2011년부터 부상으로 인해 3년간 부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질적 약점인 제구에 대한 문제점은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