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논란' 위기 맞았던 동대문 어린이집, 지금은?

하윤아 기자

입력 2014.12.06 06:52  수정 2014.12.06 07:00

본보 보도후 동대문구청, 어린이집 학부모 요구대로 철거 계획 연기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위치한 구립 '동대문 어린이집'의 모습. ⓒ데일리안

“밖으로 내몰릴 뻔 한 우리 아이들 지금은 문제없이 잘 다니고 있어요”

지난달 동대문구청으로부터 ‘오는 12월 동대문 어린이집을 철거한다’는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은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생계를 접고 거리로 나섰다.

구청에서 사전 안내도, 제대로 된 대책 마련도 없이 어린이집 건물 철거 전까지 아이들을 인근에 위치한 다른 어린이집으로 보내라고 한 데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그로부터 약 3주가 지난 지금,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한 어린이집 학부모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밝았다.

지난 2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학부모 이모 씨는 “우리 학부모들이 요구했던 대로 잘 마무리됐다. 철거 계획도 미뤄지고 아이들도 지금 어린이집에 그대로 다닐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지난달 21일 동대문구청은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위치한 동대문 어린이집에서 학부모 설명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구청 측은 “서울시의 도로 확장계획에 따라 내년 2월까지 어린이집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며 그 전까지 아이들을 인근에 위치한 다른 국립·민간 어린이집으로 보낼 것을 통보했다.

뜬금없는 구청의 통보에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들은 “당장 내년부터 아이들을 어디로 보내야 하느냐”며 구청의 행태에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했다.

이후 구청 측은 현 어린이집 건물에서 약 50m 떨어진 부지에 2015년 12월 완공 계획으로 신축 어린이집을 짓게 되면 아이들을 다시 불러 모으겠다는 설명과 함께 국공립·민간·가정·법인단체 어린이집의 연령별 결원 현황 목록을 뽑아 학부모들에게 전달했다.

‘아이들을 기한까지 내보내라’는 입장만을 되풀이하는 구청의 모습에 학부모들의 불신은 갈수록 커져갔다. 심지어 “어린이집을 폐원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학부모들은 지난 6일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 피켓을 들고 서울시청 건너편 거리로 나왔다. 이들이 손에 든 피켓에는 “철거 2개월 전 통보가 웬 말이냐”, “100명 아이들이 짐짝이냐”, “동대문구청 반성하라”는 문구가 적혔다.

학부모들은 시민들을 상대로 동대문 어린이집 철거 반대 지지 서명을 받는 한편, 시청 입구에서 1인 시위도 이어갔다.

이들 학부모들은 구립 어린이집 신축 기간을 고려해 도로 확장을 계획을 미뤄달라고 주장했다. 신축 어린이집 건물이 완공되기 전까지 현 어린이집의 부지와 위치를 유지하고, 건물이 완공된 뒤에 아이들을 그대로 수용해달라는 것이다.

이들의 절박한 심정이 전달된 것일까. 마침내 구청은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어린이집 아이들 분산 계획을 철회하고 도로 확장 계획도 잠시 미루기로 했다.

학부모 이 씨는 “시청에서도 구청에서도 우리 학부모들에게 잘 협의가 됐다고 직접 연락을 해줬다”며 “그동안 사실 구청을 못 믿었는데 시청에서까지 나서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니 마음이 조금 놓이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들 모두 잘 다니고 있고 그 이후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며 “학부모들의 요구대로 일이 잘 마무리돼 너무나도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동대문구청의 관계자 역시 본보와의 통화에서 “어린이집 신축 이전시까지 지금 동대문 어린이집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며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철거하지 않겠다는 구청장의 약속이 결국 지켜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은 지난달 24일 동대문 어린이집 일부 학부모들과 만나 “엄마들이 동의하지 않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강제 철거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시청과 구청에 그동안 민원이 많이 들어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원만하게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구청 관계자는 향후 어린이집 신축 공사 계획을 묻자 “현재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 연말 내 완공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고 답했다.

‘도로 확장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일단 임시로 동대문 어린이집 정문 앞 인도 일부를 줄이는 공사를 진행해 차선을 조금이나마 넓히는 것으로 대체하기로 했다”며 “신축 건물로 어린이집 이전이 완료되면 그때 원래 계획했던 도로 확장 계획을 진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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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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