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센 언니들 효과? '마녀'가 '미녀'보다 잘 나가네
한지혜·한예슬 안방극장 복귀작 대결
여배우 열연 눈길…시청률 10%p 차
'마녀'의 압도적인 승리다. 동시간대 주말극으로 맞붙은 배우 한지혜와 한예슬이 시청률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배우 모두 2001년 SBS 슈퍼모델 출신이다.
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한 한지혜 주연의 MBC '전설의 마녀'는 시청률 23.0%(전국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로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반면 한예슬 주연의 SBS '미녀의 탄생'은 시청률 6.9%에 그쳤다. 자체 최저 시청률 기록이다.
두 드라마는 여러 면에서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우선 첫 방송 시기가 비슷하다. '전설의 마녀'가 지난 10월 25일 첫 방송했고, '미녀의 탄생'은 1주일 후인 지난달 1일 시청자들과 만났다. 한지혜와 한예슬이라는 여성 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점과 이들이 '복수'를 한다는 내용도 비슷하다. 타이틀롤을 맡은 두 배우가 안방 복귀작으로 택한 작품이라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우선 '미녀의 탄생'은 '전설의 마녀'보다 화제성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한예슬이 3년 만에 복귀하는 작품이기 때문. 한예슬은 지난 2011년 KBS2 드라마 '스파이 명월'의 촬영장을 이탈, 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3년간의 공백기를 가진 한예슬은 절치부심하고 드라마 촬영에 임했다. 배우들이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 보인다"고 입을 모은 만큼 캐릭터에 힘을 쏟아 부었다. 그가 출연 중인 '미녀의 탄생'은 아줌마판 '미녀는 괴로워'를 표방한다. 전신 성형수술을 통해 인생이 달라지는 한 여성의 삶을 그린다.
한예슬이 맡은 사라는 남편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뒤 전신 성형수술을 통해 초절정 미녀로 탄생한다. 겉은 미녀, 내면은 수술 전 아줌마 성격을 고스란히 지닌 이중적 캐릭터로, 전 남편 이강준(정겨운)에게 복수하려 한태희(주상욱)와 손을 잡다 묘한 로맨스에 빠진다.
드라마를 보노라면 그를 스타로 만들어준 MBC '환상의 커플'(2006) 속 나상실 캐릭터와 묘하게 겹친다. 예쁘고 푼수기 다분한 여주인공을 지켜주는 남주인공의 이야기. 다소 진부한 이야기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복수 코드를 넣어 차별화를 뒀다. 첫 방송에서는 8.4%를 기록, 비교적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이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예슬과 그를 받쳐주는 주상욱의 연기는 무난하고 볼 만하다. 하지만 두 사람 위주로 흐르다 보니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이야기가 부족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반면 '전설의 마녀'는 조연진들의 이야기가 풍부하다. 주인공인 한지혜(문수인) 외에 또 다른 마녀들인 고두심(심복녀), 오현경(손풍금), 하연수(서미오) 등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김수미와 변정수의 코믹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중견 배우 전인화와 박근형의 이야기도 적절히 녹여내 지루하지 않게 만든 것도 특징이다.
'전설의 마녀'는 저마다 억울하고 아픈 사연을 갖고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가 공공의 적인 신화그룹을 상대로 유쾌·상쾌·통쾌한 전설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모든 역경을 딛고 복수에 성공하는 이야기는 뻔하다.
억울한 네 여자를 도와주는 착한 남자들이 있다는 설정은 진부하기도 하다. 재벌가의 갈등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상하게 끌린다. 시청률도 높다.
첫 방송에서 14.5%를 기록, 전작 '마마'의 1회 시청률인 12.8%를 단숨에 넘었다. 시청률 상승세는 이어졌고 지난 달 16일에는 방송 8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뻔한 통속극이지만 개성 넘치는 조연들의 활약과 다양한 이야기 덕분에 보는 재미가 있다.
주인공인 한지혜와 MBC 주말극과의 인연도 신기하다. 한지혜는 '메이퀸'(2012)과 '금 나와라, 뚝딱!'(2013)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주말극 여왕으로 우뚝 선 바 있다. 당시 2년 연속 MBC 연기대상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지난 4월 종영한 KBS2 '태양은 가득히'에서 거둔 부진한 성적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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