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신명호-김지후, KCC 살렸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12.03 21:38  수정 2014.12.04 00:47

전자랜드전 88-77 승리..지긋지긋한 9연패 끝

‘백조 변신’ 깜짝 활약..KCC 부진탈출 해법 제시

KCC 연패 탈출을 이끈 신명호(왼쪽)와 김지후. ⓒ 전주 KCC

전주 KCC가 지긋지긋한 9연패 사슬을 끊어내며 천금같은 1승을 챙겼다.

KCC는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88-77로 승리했다.

이날도 KCC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 부상에서 벗어나 겨우 코트에 복귀했지만 이번엔 포인트가드 김태술이 신경성 장염 증세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KCC는 이날 패하면 구단 역사상 최초로 두 자릿수 연패를 기록하게 된다는 부담감이 컸다. 설상가상으로 상대는 최근 6연승의 신바람을 내고 있는 전자랜드였다.

신명호와 김지후, 두 '미운 오리새끼'들이 팀을 살렸다. 둘은 올 시즌 팀의 부진을 둘러싸고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원성을 사고 있던 상황이었다.

수비 전문 가드인 신명호는 올 시즌 존재감 없는 활약에 극악의 슈팅 적중률까지 겹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1라운드 초반 반짝했던 신인 김지후도 이후 야투가 침묵하면서, 그로 인해 지명이 뒤로 밀린 허웅(동부)을 뽑았어야 했다는 일부 팬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명예회복이 된 전자랜드전은 한마디로 '그분이 오신 날'이었다. 주전들의 부상 속에 궁여지책으로 주전이 된 것이 무색할 만큼, 두 선수는 나란히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백조로 거듭났다.

김태술을 대신해 주전 포인트가드 중책을 맡은 신명호는 28분 20초를 뛰며 9득점 8어시스트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모두 자신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볼 배급과 경기운영 능력을 선보이며 김태술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심지어 2쿼터에는 자신의 올 시즌 첫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신명호는 총 11개의 3점슛을 던져 하나도 림을 가르지 못했다. 완전한 오픈 상황에서도 수비가 신명호를 마크하지 않고 방치하는 굴욕 아닌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신명호에게 내준 실점은 전자랜드로서는 뼈아팠다.

신명호는 전매특허인 수비에서도 특유의 찰거머리 수비로 전자랜드의 가드진을 괴롭혔다. 자신감이 붙은 4쿼터에는 속공 상황에서 그림 같은 노룩 패스로 타일러 윌커슨의 슬램덩크를 어시스트하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만큼은 어떤 특급 가드 부럽지 않은 활약이었다.

슈터 김지후 역시 20득점에 3점슛만 6개를 적중시키며 자신의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10월 22일 부산 KT전의 14득점 이후 무려 15경기만의 두 자릿수 득점이기도 했다. 그동안 체력저하로 다소 고전하던 김지후는 이날은 다소 빠른 타이밍에게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올라가는 슈터 본능을 드러냈다. KCC가 그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동안 국내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부족했던 KCC는 신명호와 김지후가 살아나며 모처럼 공격에 숨통이 트였다. 수비 분산 효과를 누린 윌커슨이 30득점으로 전자랜드의 골밑을 맹폭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하승진은 25분만 뛰며 8득점 6리바운드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이날 KCC가 기록한 88득점은 지난 10월 18일 삼성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팀 최다득점이자, 16경기 만에 80점대 이상을 넘겼다. 결국 국내 식스맨들의 팀 공헌도를 끌어올려야 KCC가 살아날 수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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