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인'이라더니...정윤회, 보안검색도 피한 '진짜 실세?'

검찰, 철통같은 '경호'에 취재진 접근 철저히 막아줘 논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실에서 작성한 문건에서 비선실세 핵심으로 지목된 정윤회씨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인 겸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위해 출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비선실세 의혹을 부인하며 지난 10일 검찰에 출석한 정윤회 씨가 스스로 ‘야인’이라 지칭한 것과 달리 과잉 경호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나라의 왕인 것 같은 그 위세에 기가 막히다”며 냉소적인 반응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 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는 동안 검찰 직원 10여명이 청사 앞에 대기해 그의 신변을 지켰다. 정 씨 측이 만약에 있을 수 있는 불상사에 대비해 검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또 여느 출석자들과 달리 1층 로비 보안검색대를 통과하지 않았으며, 수사관들의 안내에 따라 검색대 반대편에 있는 검찰직원·장애인 전용 출입문을 사용했다. 그는 그곳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조사실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통로는 지난해 11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지난해 7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검찰에 출석했을 때에도 허용되지 않았던 곳이다. 검찰의 과잉보호가 지적되는 까닭이다.

조사 과정에서도 정 씨에 대한 과잉보호 논란이 제기됐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형사1부와 특수2부가 있는 4층과 11층은 이날 취재진이 접근할 수 없도록 봉쇄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이날 고소인이자 피고발인 신분의 정 씨를 조사하는 동안 복도에 오래 머무르는 이가 있으면 검찰 조사관이 찾아와 살피는 등 취재진의 출입을 통제했다. 문건 유출을 수사 중인 특수2부도 마찬가지였다.

이와 관련, 서영교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황제급 출두”라며 “출두 시작 시점부터 예우가 대단하다. 실세급 검찰 출석이라는 것을 국민이 봐도 뻔히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 원내대변인은 검찰의 출입통제 등을 언급한 뒤 “검찰의 18시간 조사가 과연 국민이 납득할 만한 내용을 가지고 나올까”라며 “검찰이 보여준 정 씨에 대한 의전을 보면 수습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예측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나섰다. 스스로를 ‘야인’이라고 밝힌 정 씨에 대한 검찰의 예우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트위터 아이디 ‘kopi***’는 “오늘 정윤회의 검찰출두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같다. ‘장군의 아들’이나 ‘친구’의 주인공같은 등장”이라며 “무게 잡고, 폼을 잡고, 이 나라의 왕인 것 같은 그 위세에 기가 막히다”고 날을 세웠다.

아이디 ‘bor***’은 “정윤회가 검찰에 출두하면서 ‘신변보호’ 요청을 했다. 최근, 검찰에 출두한 그 누구도 ‘신변보호’를 요청한 일이 없다. 누군가 해코지 할까 우려됐을까? 아니라면, 스스로 ‘난, 이런 사람입네’ 몸에 달라붙은 행태, 거물임을 부각시키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아이디 ‘bum***’은 “정윤회가 뭔데 검찰 출두하면서 저렇게 특별대우를 받지? 언제부터 검찰이 일개 시민을 저렇게 지극히 대우하게 됐지”라고 지적했으며, 아이디 ‘goo***’은 “일반인에게 이런 엄청난 특혜가...일반인 맞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