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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쪽박·국내 대박…한국야구 슬픈 현실


입력 2014.12.16 01:23 수정 2014.12.16 10:35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FA 치솟는 몸값 우려..80억원 이상 초대형 계약 3명

김광현-양현종, MLB 진출 실패..해외 저평가 여전

김광현(왼쪽)과 양현종은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국내무대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올 겨울 한국 야구계의 핫이슈였던 국내 FA시장과 포스팅을 통한 해외 진출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국내 FA 선수들의 영입에 쓰인 돈은 무려 611억 1000만원에 이른다. 19명 중 15명이 FA 계약에 성공했고 이중에서도 80억원 이상의 초대형 계약을 한 선수가 SK 최정(86억원), 두산 장원준(84억원), 삼성 윤성환(80억원) 등 세 명이었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의 75억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역대 1~3위 기록을 단숨에 경신했다.

일각에서는 선수들의 지나친 몸값 거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기대에 못 미쳤던 최정이나 통산 평균자책점이 4점대에 이르는 장원준을 잡기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한 것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선수들의 눈높이는 하늘을 찌르고 시장의 질서는 통제 불능이 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정작 국내무대에서 FA 선수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던 정상급 투수들은 해외무대에서 찬밥신세에 그쳤다. 국내 최고의 좌완으로 불리던 양현종(KIA)과 김광현(SK)은 나란히 포스팅을 통한 해외 진출을 모색했으나 돌아온 것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냉정한 평가였다.

양현종은 지나치게 낮은 포스팅 응찰액에 대해 KIA 구단이 끝내 거부했다. 김광현은 기대에 못 미치는 200만 달러의 응찰액을 제시한 샌디에이고의 조건을 받아들이며 협상 테이블까지는 앉았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역시 국내 유턴이 결정됐다.

이제 남은 것은 강정호(넥센)뿐이다. 유일한 타자 선수인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대우를 보장받을 수 있을지는 평가가 엇갈린다. 강정호마저 기대에 못 미치는 대우를 받거나 국내무대로 유턴이 결정된다면 한국 야구계에 올겨울 ML 포스팅은 그야말로 '흑역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미국야구계가 한국야구의 수준을 여전히 마이너리그 레벨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다. 2012년 류현진의 '포스팅 대박'으로 장밋빛 환상에 물들어있는 한국야구계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해외무대에서는 저평가를 받는 선수들이, 국내무대에서는 오히려 실력에 비해 과분한 대우를 요구하는 모순된 현실에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현재 국내 FA시장에서 대어급 선수들의 몸값 규모는 한국보다 야구 수준이나 재정규모가 더 큰 일본의 FA시장을 추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결국 국내 야구계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험부담이 높다.

이번 사태로 인해 당분간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이 시들해지고, 스타 선수들이 웬만한 동기부여가 없는 이상은 FA 자격을 얻어 국내에 잔류하는 추세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까지 포스팅을 통한 해외진출은 류현진을 제외하면 사실상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

완전 FA자격을 얻어 다시 해외무대 진출을 노린다고 해도 그때면 우리 나이로 거의 서른을 바라보는 시점이 돼 해외에서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치솟는 고액 FA 선수들의 몸값을 감당하기 힘든 국내 구단들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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