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모델들이 세계 최초 3밴드 LTE-A 상용서비스 개시를 알리고 있다. ⓒSK텔레콤
통신업계에 새해 벽두부터 '상용화(商用化, commercialization)'의 의미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상용화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는 말이지만, 장사하는데 쓴다라는 '상용(商用)'이라는 말에 '그렇게 만들거나 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화(化)'가 붙어 만들어진 일종의 파생어다.
흔히 '서비스 상용화'라고 하면 상업적 목적으로 만든 서비스를 일정 비용을 받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번 '3밴드 LTE-A' 상용화 논란은 '세계 최초 상용화' 여부를 놓고 시비가 붙으면서 시작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29일 3밴드 LTE-A 유료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 100명을 대상으로 평가단을 구성해 세계 최초로 상용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KT도 대학생 고객을 대상으로 3밴드 LTE-A 체험단을 꾸려 체험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양사 모두 '체험'을 위해 집단을 꾸려 서비스를 실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했지만 SK텔레콤이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표현을 쓰면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자 KT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시 KT는 "제조사의 최종 품질 검수를 통과하지 않은 시료(테스트) 단말기이기 때문에 상용 서비스로 간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SK텔레콤이 3밴드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내용의 방송 광고를 내보내자 KT가 서울중앙지법에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상용화 논란은 결국 법정공방으로 번지게 됐다. LG유플러스도 조만간 SK텔레콤의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체험단말 100대를 가지고 한 체험행사를 상용서비스 개시라고 하는 것은 소비자 기만행위이자 편법 마케팅"이라며 "명백한 허위·과장 광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세계통신장비사업자연합회(GSA)가 지난 7일 발간한 월간 보고서에서 "SK텔레콤이 지난해 12월 29일 3밴드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했다"는 내용을 실었고, 공신력 있는 국제협회의 문구를 근거로 방송 광고를 시작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SK텔레콤은 "체험용 단말이긴 하지만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상용화가 맞다"고 반박했다.
이번 SK텔레콤의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는 체험용 단말기를 사용했다는 점과 이용자가 100명으로 제한됐기 때문에 논란이 됐다.
삼성전자가 이통사에 제공한 3밴드 LTE-A 단말기. '체험단용'이라는 표기가 돼 있다. ⓒKT
그동안 통신업계에서 체험용 단말기로 상용서비스를 개시한 적은 없다. SK텔레콤의 평가단과 KT의 체험단에는 삼성전자가 각각 100대씩 3밴드 LTE-A 체험용 단말기를 제공했다. 이 단말기는 체험기간이 끝나고 공식 단말기가 출시되면 회수된다. 실제 체험 단말기에는 '체험단용'이라는 표기가 돼 있다.
또한 이용자가 100명으로 제한된 것도 업계에서 통용되는 상용화 조건에는 미치지 못한다. 통신업계에서는 그동안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할 경우 보통 '시범서비스'라는 말을 써왔다. 이번에는 SK텔레콤이 조금 성급하게 상용서비스라는 표현을 쓰면서 논란을 부추긴 측면이 크다.
국내에서 3밴드 LTE-A 서비스를 상용화 단계까지 가장 먼저 진입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상용화'를 놓고 법정공방까지 벌이면서 업체간 기싸움을 하는 것은 기술에서는 앞서지만 기업 문화는 성숙하지 못하다는 단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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