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박 대통령, 개헌 문제 감 놔라 배 놔라 자격 없어"
<신년 기자회견>"대통령이 왜 그런 말을 해서 여당을 거수기로 만들려고 하나"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국회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미주알고주알 할 자격이 없다”면서 “왜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해서 여당을 거수기로 만들려고 하느냐. 그건 대통령의 권한을 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히며 “(개헌 문제에) 여당이 어떻게 임하느냐는 초점에서 중심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내가 보기엔 통 큰 정치인이고, 현명한 정치인이다. 이 문제를 현명하게 끌고나갈 힘이 있고 실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문 위원장은 “개헌은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대통령이 이야기했는데 그 인식이 이상하다”며 “국민적 공각대가 무엇이냐.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다. 75%까지 올라갔다는 조사도 있다. 국민적 공감대가 여론조사가 아니라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문 위원장은 이어 “경제활성화 때문에 안 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1987년 개헌할 때 경제성장률이 최고로 올랐다”며 “경제활성화의 골든타임도 얘기했는데, 골든타임은 경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12년 이상 선거가 없을 이런 적기가 어디에 있느냐.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5일 ‘2+2’ 실무회동이 열리는데, 2월 안에 개헌특별위원회가 구성되는 쪽으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경제활성화 정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 가계소득 자체가 빚으로 부채로, 이렇게 된 적이 없다”면서 “가계소득을 올려주면 바로 소비로 연결되고, 곧 생산·투자 효과를 유발하고, 투자가 되면 경제활성화가 이뤄진다. 이 선순환 과정이 거꾸로 되면 지금과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위원장은 “빚내서 뭐 사라, 이런 식의 경제로는 결국 부책공화국이 돼 쫄딱 망한다. 세수가 안 들어오면 세수부족이 생기고, 이는 재정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줄이고, 결국 다 망하는 순서가 된다”며 “왜 이 똑같은 길을 반복해서 가느냐”고 되물었다.
문 위원장은 그러면서 “조금만 예산을 돌리면 확실히 긍정적으로 돌아갈 텐데 안타깝다. 그래서 여러 번 얘기했고, (새정치연합이 주장하는) 가게소득주도 정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곡 덧붙였다.
한편, 문 위원장은 야당 대표로서 박 대통령과 관계에서 야당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분이 내가 박 대통령을 좋아한다고 해서 호박이라고 하더라. 이제 애호박이라고 하는데, 나는 불쾌하지 않다”며 “그럼에도 야당 대표가 현직 대통령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이어 “야당이 야당성을 상실하면 야당이 아니다. 야당의 생명은 야성이 살아있을 때에만 가능하다”면서 “야당성은 흔들림 없었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강하게 대통령을 만나서, 떨어져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제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존경하고 아낀다면 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야당 대표가 그것을 반기하고 무시하면 야당 대표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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