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1500원 시대 '2000원 똥배짱' 알고보니...

박영국 기자

입력 2015.01.15 10:46  수정 2015.02.05 10:36

서울지역 평균 1586원…최고가는 2298원

가격정보 숨긴 채 인근 주유소보다 ℓ당 300원 '바가지' 업소도

강서구의 한 주유소. 유가정보를 표시하는 입구의 입간판이 공란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휘발유를 강서구 평균 가격보다 200원 이상 높은 ℓ당 1796원에 판매하고 있다(1월 15일 기준). 이곳에서 같은 도로상으로 불과 500m 떨어진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이보다 300원 저렴한 1495원이다.ⓒ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국제 유가 폭락으로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기름값이 비싼 서울지역 주유소들의 휘발유 평균가격도 ℓ당 1500원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일부 주유소는 가격정보를 부착하지 않은 채 인근 주유소보다 300~400원씩 높은 가격에 판매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지역 580여개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값은 ℓ당 1586.80원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가(1518.49원)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서울지역 휘발유 가격이 1500원대에 진입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주유소별 판매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성북구에 위치한 에쓰오일 주유소는 ℓ당 1360원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는 반면, 관악구에 위치한 GS칼텍스 주유소는 2298원에 팔고 있다. 가격차가 1000원에 육박한다.

중형 승용차의 연료탱크(70ℓ)를 가득 채울 경우 어떤 주유소에서 주유하느냐에 따라 최대 6만5660원을 이익, 혹은 손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휘발유 1500원 시대에 2000원을 받는 ‘똥배짱’ 주유소는 어떤 곳들일까.

오피넷에 등록된 서울시내 주유소들의 신고 가격을 살펴보면, 브랜드별로는 2000원대에 GS칼텍스 주유소 2곳,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1곳이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범위를 1900원대까지 확대하면 SK에너지 주유소가 압도적이었다. 서울시내 32개 주유소가 1900원 이상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었으며, 그 중 3분의 2에 육박하는 20곳이 SK에너지 브랜드였다. 이어 GS칼텍스가 8곳, 에쓰오일이 3곳, 현대오일뱅크가 1곳이었다.

SK에너지 브랜드 주유소는 전국 평균가격도 1543.76원으로, 정유사 브랜드 중 가장 저렴한 현대오일뱅크 주유소(1512.64원)보다 31원, 알뜰주유소보다는 50원 비싸게 형성돼 있었다.

개별 주유소들이 다른 곳보다 기름을 비싸게 파는 이유는 임대료와 같은 ‘원가’ 부담이 높기 때문이다.

강남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소위 ‘목’이 좋은 곳은 임대료도 비싸기 마련이고, 그런 곳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려면 다른 곳보다 비싸게 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시내에서도 종로구(1886.77원)와 중구(1855.25원), 용산구(1816.55원), 강남구(1767.19원) 등 시내 중심가를 포함하고 있는 지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서울시내 평균 가격을 200~300원 가량 상회했다.

문제는 같은지역 내에서도 바로 인근에 위치한 주유소보다 터무니없이 가격을 높게 받는 주유소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취재 결과, 강서구의 한 주유소는 휘발유를 ℓ당 1796원에 팔고 있었다. 이는 강서구 평균 가격인 1544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곳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같은 도로상에 위치한 두 곳의 주유소는 가격은 각각 1509원, 1495원으로 무려 300원가량 차이가 났다.

ℓ당 1796원에 판매하는 주유소는 현장 확인 결과 입구에 유가정보를 표시하는 입간판이 모두 공란이었다. 가격을 모르고 들어갔다가는 ℓ당 300원씩 최대 2만원가량 손해를 봐야 한다. 일시적인 게 아니라 며칠 째 같은 상태였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가격 경쟁을 하다 보면 인근 주유소보다 단 1원만 비싸도 손님이 크게 줄어든다”며, “남들보다 더 가격을 내렸다간 손해를 보는 구조라면 어차피 손님을 끌기엔 한계가 있으니 아예 가격을 높여 마진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하는 업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각자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느냐는 업주의 자유겠지만, 가격표를 부착하지 않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나는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기름 넣는 사람 입장에서는 사기 당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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