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 대통령, 당권주자 중 날 가장 껄끄러워해"

라디오 출연 "아무래도 내가 국민으로부터 가장 지지를 받으니까..."

박지원 "당대표도 하고 대권후보도 하면 다른 대권주자들 협력하겠나"

18일 오후 전남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광주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박지원(왼쪽부터), 이인영, 문재인 당대표 후보가 함께 손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껄끄러워할 차기 야당 대표로 자신을 꼽았다.

문 후보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난다고 했을 때 지금 대표 후보 세 분 중에서 누구를 제일 껄끄러워하겠느냐”는 질문에 언론 보도를 인용,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아무래도 내가 국민으로부터 가장 지지를 받으니까 상대 쪽으로서는 껄끄럽게 생각을 할 것”이라며 “거꾸로 그런 만큼 우리 당으로서는 그렇게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우리 당이 다시 좀 일어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합동연설회 때마다 늘 주장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또 대통령 선거 경쟁자였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급락한 데 대해 “지금 현재 여러 가지 국정의 위기 상황들이 다 지금 청와대에서 나오고 있지 않느냐”며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을 둘러싼 국정농단도 그렇고 문건 유출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이어 “민정수석이니 행정관, 그 기강 하나 잡지 못한 기강 붕괴라든지가 그렇다. 또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나 지난 번 신년회견에서 보여줬던 현실 인식들, 우선은 국민들 마음을 너무 모르지 않느냐. 이런 게 참 걱정스럽다”며 문제의 본질은 권력투쟁이라는 박지원 후보의 인식에 동의했다.

특히 문 후보는 문고리 3인방의 실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말로 청와대 참모진, 비서실과 내각을 전면적으로 인적쇄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 대통령의 리더십도 좀 바꾸고, 그렇게 조금 새롭게 출발하지 않으면 다시 민심을 모으기가 어렵겠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같은 날 KBS 라디오에 출연한 박지원 후보는 “당대표도 하고 대권 후보도 하겠다고 하면 이거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집 태워서 군불 쬐고 가는 꼴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다른 (대권) 후보들이 지금 이 위기에 처해 있는 당에 협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거듭 대권·당권 분리론을 주장했다.

박 후보는 “그리고 이 계파를 종식시키는 데에도 가장 큰 계파의 수장인 친노계의 문 후보가 당권도 갖고 대권도 갖는다고 하면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는) 과거 노무현의 길도 이게 아니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당권을 가져서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아니었다”고 우려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반드시 대권과 당권은 분리돼야 한다. 또 이런 사실에 대해서 국민이나 당원들은 문 후보에게 지나친 욕심 아니냐는 생각을 갖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평소 문 후보와 박 후보를 싸잡아 비판해왔던 이인영 후보는 이날 박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전당대회를 보면) 호남에서는 홀대론을 지적하고, 영남에 가면 우대론을 내세우면서 회유하는, 이런 식의 지역을 동원하는 정치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건 매우 우려할만한 일이다”라며 “차가운 현장의 민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변화와 혁신의 핵심은 계파로 갈라져 분열하고 있음으로 해서, 새누리당과 경쟁에서 번번이 자멸하는, 이런 당의 모습을 바꾸라는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