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 태풍’ 호주전서 드러난 중국축구 한계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1.23 12:23  수정 2015.01.23 15:29

조별리그 3연승, 11년 만에 8강 ‘잠재력 확인’

호주 상대 ‘선수비 후역습’ 패착..무기력한 결말

중국 축구는 아직 아시아축구의 강자들과 겨루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시안컵 공식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반짝 돌풍은 오래가지 못했다.

중국축구는 아직 아시아의 강호들과 경쟁하기에는 격차가 있다는 사실만 다시 한 번 확인했다.

22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각)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8강전에서 중국은 홈팀 호주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전반을 무실점으로 잘 버텼던 중국은 후반 4분과 20분 팀 케이힐(뉴욕 레드 불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중국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에서 3연승을 달리며 자국에서 열린 2004년 대회 이후 11년 만에 8강에 올랐다.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등 제법 만만찮은 팀들을 상대했던 조 편성에서 중국의 전승 행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프랑스 출신 알랭 페랭 감독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준 중국은 5골을 넣고 2골만 내주며 이전과는 다른 섬세한 기술 축구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하지만 호주와의 8강전에서 중국의 한계도 다시금 두드러졌다. 양 팀 모두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막상 뚜껑을 열자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호주가 파상공세로 경기를 장악했다.

중국은 조별 리그에서 보여준 점유율 축구 대신 수비를 두껍게 세우고 역습을 노리는 축구를 들고 나왔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중국이 호주보다 한 수 아래라는 것을 인정한 꼴이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상대를 의식해 자신들의 스타일을 버리고 일찍 수세에 치중한 것은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중국은 이날 점유율과 슈팅, 패스 성공률 등 모든 면에서 호주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그나마 전반을 무실점으로 버틸 때만 해도 어느 정도 희망이 보이는 듯했으나 후반 들어 팀 케이힐의 결정력 앞에 연달아 골문이 뚫리며 중국은 자신감을 상실했다.

호주는 2골 차로 벌린 상황에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기회가 날 때마다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중국은 종반까지 이렇다 할 결정적인 찬스를 잡지 못했다. 경기 흐름이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꼬였을 때 중국에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해결사가 없었다.

중국은 최근 클럽축구에서 막대한 머니파워를 앞세워 아시아축구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주축들 대부분이 자국 슈퍼리그에서 활약 중인 중국대표팀의 8강행은 중국축구의 성장과 앞으로의 잠재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아직 아시아의 강호로 평가받는 한국, 호주, 일본 등 정상급 팀들과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확인한 대회다. 중국 입장에서는 호주와의 무기력했던 8강전이 이번 아시안컵의 성과마저 빛바래게 하는 아쉬운 결말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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