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최고위원 경선, 판세 흔들 변수는 동정표?
최고위원 후보자 8명 중 7명이 수도권 출신, 표 분산 선두그룹 균열 가능성
새정치민주연합 2.8 전국대의원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고위원 경선의 막판 최대 변수로 ‘동정표’가 떠오르고 있다. 전남의 주승용 후보를 제외한 모든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지역구가 수도권에 위치한 탓에, 동정표의 향방에 따라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도 분산되거나 결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먼저 최고위원 후보들 중 빅3(주승용·전병헌·오영식)로 불리던 선두그룹에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에서만 5명(유승희·이목희·정청래·전병헌·오영식)이 본선에 진출하면서 표가 분산되고 있는 것.
전남 출신인 주 후보는 박지원 당대표 후보로부터, 충남 출신인 전 후보는 전북 출신인 정세균 의원으로부터 각각 직·간접적 지원을 받고 있다. 반면 서울시당위원장 출신인 오 후보에게 가장 큰 지역기반은 서울이다. 이 때문에 당초 유력 후보로 분류됐던 오 후보는 집안 표를 단속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전 후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 후보의 경우, 충남 홍성 출신이기는 하지만 오 후보와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지지층이 서울에 밀집해 있다. 전 후보와 오 후보 모두 정세균계 인사로 서울과 호남에서 정 의원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다른 수도권 후보들의 지역구 표심을 잡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최고위원 후보의 선거캠프 관계자는 “아무래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후보들이 많이 나오다보니까 표가 많이 분산되는 것 같다”며 “처음엔 이렇게 많이 나올 줄 몰랐고, 나오더라도 미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표 분산효과가 생각보다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주 후보의 입장에서는 확고한 지역기반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어차피 당선될 후보’라는 인식 아래 견제심리가 확산되거나, 기존 지지층이 동정표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5.4 전당대회 때에는 당내 최대 계파인 신계륜 의원이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윤호중 의원이 최고위원 최종경선에서 각각 낙마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당 원내수석부대표 출신으로 새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과정에서 판정승을 이끌어냈던 우원식 의원도 턱걸이로 최고위에 입성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후보에게 표가 몰리는 동정표의 향방이 주목된다.
서울의 유승희·정청래 후보는 각각 유일한 여성 후보와 계파 없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인천의 박우섭 후보는 기초단체장 후보라는 내세워 동정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일정 부분 먹혀들고 있다는 평가이다. 박 후도 지방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등 당연직 대의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인천의 문병호 후보와 서울의 이목희 후보도 각각 비주류 세력과 친노계를 등에 업고 세를 확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동정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후보들이 얼마나 많은 표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또 이 과정에서 수도권의 표가 얼마나 분산되느냐에 따라 최고위 구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투표에 가서는 이 같은 표심 왜곡이 바로잡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선거캠프 관계자는 “이번 일주일은 표심이 정리되는 시간이다, 유권자들이 그동안 ‘누가 재미있는 얘길 하나’ 하면서 여러 후보들에게 관심을 가졌는데, 이젠 전략적 투표로 표심이 굳어질 것”이라며 “오히려 세가 약해졌던 후보는 지지층 재결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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