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도 찜찜’ 맨유, 불안한 판 할 외줄타기 전술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2.17 09:26  수정 2015.02.18 08:56

3부 리그 프레스턴과의 16강서 진땀 역전승

다이아몬드 전술 구사했지만 간격 벌어져 난항

불안한 경기력에도 승수를 쌓아가도 있는 맨유. ⓒ 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프레스턴 노스 엔드(3부 리그)를 상대로 진땀승을 거뒀다.

맨유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딥데일 스타디움에서 ‘2014-15 잉글리시 FA컵’ 프레스턴과의 5라운드(16강) 원정경기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2년 만에 FA컵 8강에 진출한 맨유는 지난 시즌 챔피언 아스날과 4강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공교롭게도 맨유와 아스날은 FA컵 최다 우승(11회) 타이를 이루고 있다.

거듭된 포지션 파괴로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루이스 판 할 맨유 감독은 이번 프레스턴전에 4-4-2 포메이션에서 변형된 4-1-2-1-2 다이아몬드 전술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에는 웨인 루니와 라다멜 팔카오가 위치했고, 마루앙 펠라이니-에레라-블린트-디 마리아가 중원을 지켰다.

하지만 판 할 감독의 의도와 달리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양 팀은 후반 들어 4골을 주고받는 공방전을 펼쳤다. 선취골은 프레스턴 몫이었다.

미드필더만 5명을 기용한 프레스턴은 맨유와의 힘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쳤고 성과를 얻었다. 프레스턴은 후반 2분 뒷공간에서 연결된 패스를 이어 받은 스콧 레어드가 그대로 슈팅을 시도했고, 굴절된 볼은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가 반응할 새 없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맨유는 다급해졌다. 동점골을 넣기 위해 템포를 빠르게 끌어올렸고, 이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팔카오를 빼며 변화를 꾀했다. 주도권을 움켜쥔 맨유는 후반 20분 에레라의 골이 터졌고, 7분 뒤 펠라이니의 역전골을 더해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종료 직전 루니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맨유는 볼 점유율(66%-34%)에서 압도했고 팀 패스 성공률도 81%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대부분의 공격 수치에서 앞섰고, 결과도 3-1 승리였지만 내용은 여전히 기대 이하였다.

중원의 안정감을 위해 다이아몬드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선수들 간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다 보니 확실하게 볼을 점유하지 못했고,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답답한 양상만이 이어졌다. 게다가 상대는 한참 아래인 3부 리그 팀이었다.

물론 축구는 결과론으로 말하는 스포츠다. 첼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은 “볼 점유율은 중요하지 않다. 축구는 누가 많이 넣느냐의 승부”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의 맨유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맨유는 시즌 내내 제 색깔을 찾지 못한 채 여러 가지 전술로 언 발에 오줌을 누는 모습이다. 지금까지는 FA컵 8강에 오른데 이어 EPL에서도 3위에 올라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눈에 보이는 맨유다. 그럼에도 맨유 팬들이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팬들은 매 경기 외줄타기 경기력보다 적재적소에 선수를 배치하고 안정된 전술을 구사하는 지도력을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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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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