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실체 드러낸 야신표 한화 매직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3.30 10:20  수정 2015.03.31 10:44

개막 2경기 만에 넥센 상대로 시즌 첫 승

과감한 주루 플레이 등 확 달라진 모습

시즌 첫 승을 거둔 뒤 관중들 환호에 답하는 한화 김성근 감독. ⓒ 연합뉴스

지난해까지 한화 이글스는 그야말로 ‘답이 나오지 않는 팀’으로 불렸다.

그도 그럴 것이 투, 타의 엇박자, 한숨 나오는 수비는 물론 팀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조차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는 한국시리즈 최다승(10회)의 명장 김응용 감독의 손을 거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팬들이 들고 일어섰다. 한화팬들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목소리를 모아 김성근 감독의 선임을 구단에 요청했다. 특정 감독을 데려와 달라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만큼 한화는 대대적인 개혁을 필요로 했다.

구단 역시 팬들의 요구에 응했다. 그렇게 ‘야신’ 김성근 감독이 3년 여 만에 돌아왔다. 김성근 감독은 예상대로 선수들에게 강훈련을 주문했고 한화의 지난 겨울은 땀범벅으로 쉴 틈 없이 진행됐다.

팬들은 궁금했다. 과연 김성근의 한화가 어떤 모습으로 변모했고, 또한 올 시즌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릴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달라진 한화의 조직력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한화는 개막전에서 탄탄한 수비와 활발한 주루 플레이로 지난해 준우승팀 넥센을 혼쭐냈다. 비록 연장 12회 끝내기 홈런으로 패했지만 한화 팬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29일, 넥센과의 시즌 2차전. 전날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린 김성근 감독은 아예 한발 빠른 투수 교체로 넥센의 흐름을 끊었다.

선발 송은범은 4회까지 3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구위가 떨어졌다고 판단한 김성근 감독은 곧바로 벌떼 마운드를 가동했다. 안영명부터 권혁, 송창식, 박정진, 윤규진이 5이닝 실점으로 합작한 한화 불펜은 짜릿한 2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야수들도 확 달라진 모습이다. 전날 4개의 도루에 이어 이날만도 2개를 더 훔친 한화의 주자들이다. 비록 두 차례 도루자가 있었지만 김성근 감독의 표정은 일그러지지 않았다. 특히 주장인 김태균은 이날 무려 3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자신이 굳이 해결하지 않아도 후속 타자들에게 찬스를 연결시킨 이타적인 플레이였다.

승리가 확정된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가자 목동 구장에는 “김성근!”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단순한 1승에 대한 외침이 아니었다. 한화 팬들은 끈끈한 야구를 보고 싶었고 패배가 아닌 승리하는 야구를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의 간절한 바람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 승장 인터뷰에서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한화의 뛰는 야구가 눈에 띈다’라는 질문에 “시도 때도 없이 뛴다”라고 농을 친 뒤 “야구는 변화를 줘야 상대가 의식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화된 한화가 벌써부터 9개 구단에 위기의식을 심어주고 있는 장면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