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살전투기 유일생존자 "일본의 전쟁 재발 막아야"

스팟뉴스팀

입력 2015.04.04 11:30  수정 2015.04.04 11:36

아베 정부, 스즈키 젠코 전 내각 답변 34년 만에 수정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 일은 저의 참혹한 전쟁 경험을 알려 일본이 다시는 전쟁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3일(현지시간)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터넷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자살특공대 전투기 '제로센' 조종사로 활동한 하라다 가나메(99) 씨가 '죽기 전 마지막 소명'을 이렇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하라다 씨가 밝힌 마지막 소명은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가 "자위대를 국제법상 군대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정부 공식 입장으로 채택한 것과 맞물려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베 내각은 "자위대가 국제법상 일반적으로는 군대로서 다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서를 이날 각의(내각회의)에서 결정했다.

이로써 아베 내각은 '일본도 주권국으로서 집단자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행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스즈키 젠코 전 내각의 1981년 5월 29일 답변을 34년 만에 공식 수정했다.

하라다 씨는 최근 나가노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전쟁만큼 참혹한 것은 없다"면서 "젊은 세대들이 내가 겪었던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내 경험담을 (후세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제로센 전투기 조종사 가운데 마지막 남은 생존자라고 소개하고 "내가 몰았던 자살 특공대 전투기의 조종석에서 바라보았던, 내가 죽인 사람들의 얼굴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가슴 아파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누군가의 아들이었지만 적군이었던 탓에 나와 싸웠던 사람들 가운데 아직도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과 만날 수 있으며 친구도 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그는 아베 총리 등 일본 정계를 향해 "현 정치인들은 전쟁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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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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