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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절박하게' 박주영 과대평가는 필요없다


입력 2015.04.06 09:11 수정 2015.04.06 09:1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지난 4일 7년 만에 공식적인 K리그 복귀전

경기력은 '아직'..과대평가나 맹목적 환상 경계

박주영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과대평가가 아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주영(30·FC서울)이 마침내 7년 만에 공식적인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박주영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제주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4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서울은 후반 44분 터진 에벨톤의 극적 결승골로 제주를 꺾고 올 시즌 첫 승을 뒤늦게 신고했다.

박주영은 그동안 국제이적동의서 발급이 늦어져 서울 입단이 확정되고도 한동안 출전하지 못했다. 무기력한 공격으로 고민이 깊었던 서울은 지난 2일에야 FIFA의 이적동의서가 대한축구협회에 전달됨에 따라 박주영을 정식 선수로 등록했고, 직후인 4일 박주영은 제주전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는지 경기력은 ‘아직’이었다.

박주영은 이날 대체로 제주의 압박수비에 막혀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후반 6분 차두리가 올린 크로스는 제주 수비수에 먼저 차단됐고, 3분 뒤 김치우가 올려준 볼도 마무리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박주영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2선으로 빠져 직접 공을 연결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아주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공격수로서 크게 위협적인 활약도 없었다. 공격수가 단 1개의 슈팅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동료들이 박주영을 살리기 위해 패스에 힘을 기울였지만 실점감각이 떨어진 탓에 순발력이나 위치선정이 날카롭지 못했다.

경기 후에도 관심을 서울의 첫 승이나 에벨톤의 극적인 결승골보다도 인상적인 활약이 없었던 박주영에 쏠리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원래 홈팬들이 많이 찾던 서울 홈구장에는 박주영 때문에 구름관중이 몰렸고, 박주영이 이날 승리의 결정적인 히어로라도 된 듯 지나치게 과장된 평가들도 적지 않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 당시를 연상케 하듯, 박주영의 경기력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보다는 맹목적 환상과 기대의 목소리가 컸다. 박주영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과대평가가 아니다.

기존 선수들과 호흡도 더 맞춰야할 필요가 있고, 문전에서 공격수로서 더 과감한 움직임도 요구된다. 꾸준히 출전해 그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골도 넣다보면 평가는 자연히 좋아진다.

박주영에겐 서울이 그의 축구인생에서 마지막 기회다. 개인의 명예회복을 떠나 적지 않은 위험부담을 감수한 서울과 K리그의 명예는 매우 소중하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아쉬움을 삼켰던 축구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절박하게 뛰어야 한다. 그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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