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LG 봉중근, 계속 믿는 이유
든든한 마무리 봉중근과는 사뭇 다른 상태
대안도 없고 노련한 만큼 스스로 극복 기대
봉중근(35·LG트윈스)이 쓰는 롤러코스터 스토리가 LG 야구를 울고 웃게 하고 있다.
LG 양상문 감독은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전에 봉중근을 9회 등판시켰다. 평소 같으면 주전 마무리에게 당연한 등판이었겠지만 상황이 미묘했다.
봉중근은 전날 한화전 11회말 모건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주고 패전 투수가 됐다. 더 큰 문제는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라는 점이다. 봉중근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4경기 등판해 모두 실점, 1세이브 2패 평균자책점 32.40이라는 믿기 어려운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전날 패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하루 만에 다시 봉중근을 1점차 박빙 순간에 기용한 것은 모험에 가까웠다. 봉중근이 등판하자 LG 원정 팬들은 술렁거리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오히려 한화 홈팬들 사이에서 봉중근 이름을 연호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벌어졌다.
이날도 정상 구위는 아니었다. 앞서 던진 이동현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놓고 내려가 2명만 잡으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봉중근은 첫 상대 주현상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고, 전날 끝내기 안타 주인공 모건에게 또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정범모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자칫 이틀 연속 끝내기 역전패를 당할 수 있는 위기 속에 일부 원정팬들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행운의 여신이 봉중근을 살렸다. 한화 권용관이 친 타구가 3루수 윤진호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 병살타로 연결됐다. 하마터면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빠졌던 봉중근은 그야말로 지옥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운 좋게 거둔 세이브로 봉중근에 대한 신뢰가 돌아온 것은 아니다. 봉중근은 이날도 직구 구속과 제구 등 불안했다. 타자를 압도하는 예리함도, 능수능란한 수 싸움도 찾아볼 수 없었다. 누가 봐도 정상 컨디션이 아닌 데다 자신감마저 떨어져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잠시 경기에서 제외하고 휴식을 주거나, 아예 2군으로 내려서 구위를 점검하게 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일시적으로 보직을 변경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봉중근의 거취에 대해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이다. 시즌 개막 한 달도 안 되어 주축 마무리를 변경하게 되면 전체적인 마운드 운용에 더 큰 혼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봉중근을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것도 이유로 거론된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몸이 덜 풀린 감도 있고 노련한 투수인 만큼 더 믿고 기다리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도 봉중근이 결과적으로 무너졌다면 또 그를 기용한 양 감독의 결정은 큰 후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 이날 결과가 좋다고 해서 양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봉중근에 대한 양 감독의 신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결국 봉중근 어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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