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후레자식]김재혁, 공식왕따 선우진의 ‘선’ 지켜줄까
진짜 '우정' 보여주려는 작가의 고단수 함정 등 추측 난무
지난 2014년 최고의 유행어를 꼽아보자면 단연 ‘의리’다.
‘의리’라는 두 글자를 외친 무명 10년의 한 개그우먼은 라디오 황금시간대 단독 DJ가 됐다. 실로 그 열풍은 엄청났다.
‘의리’하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남자’다. 실제 ‘의리’를 20년 동안 외쳐온 영화배우 김보성은 강한 남성적 상징으로 유명하다. 두꺼운 구렛나루, 과한 곱슬머리, 튼실한 팔뚝 등 마초적인 그의 남성성과 ‘의리’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이름표와도 같다.
네이버 토요웹툰 ‘후레자식’이 41화 연재를 앞둔 상황에서도 남자들의 ‘의리’는 중요한 키워드이다. 마초성을 띠는 강한 남자 김재혁과 누가 봐도 약골인 선우진의 의리가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40화에서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 ‘0’인 선우진이 처음으로 ‘진짜 친구’라고 인정한 재혁에게 배신을 당했다. 특히, 재혁이 선우진의 짝사랑녀인 윤견을 희롱하는 대사를 날리자 선우진은 크게 분노한다. 결국, 40화 말미에서 교내 공식왕따 선우진은 먹이사슬 최강자인 재혁에게 ‘결투’를 신청하게 된다.
그러나 피 터지는 싸움이 예상되면서도 뭔가 찝찝한 것은 사실이다. 줄거리 상 재혁이 선우진에게 꼭 필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선우진이 아버지이자 살인마인 선우동우를 이기려면 재혁에게 싸움의 기술을 체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선우진이 사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재혁의 배신은 쌩뚱맞은 감이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재혁의 배신을 두고, 작가가 진정한 ‘의리’를 보여주기 위해 고단수의 덫을 놓은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네티즌 ‘davi****'는 “김재혁이 나쁜 놈인 것 같지만 이것은 1차 함정에 불과하다. 만약 재혁이가 진짜 저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 지금까지 그런 조언을 해줬을 리가 없다”며 “이 발언이 선우진과의 싸움이 마지막 관문이 아닐까”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독자 ‘gero****'는 “재혁이라는 빽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선우진은 잘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재혁은 선우진이 언제까지나 자신의 보호 밑에서 살 수 없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재혁을 왕따에서 진정으로 해방시키기 위해 짱인 자신과 싸워 이기는 시나리오를 짠 게 아닐까”라며 댓글을 달았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배신자 재혁을 비난하면서도 작가의 깊은 의도가 있을 것이라 추측하는 것은 이 웹툰이 ‘성장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살인’ ‘장기매매’ ‘배신’ 등이 이야기의 분위기를 담당하고 있긴 하지만 ‘후레자식’을 끌고 가는 키워드가 ‘불신’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한 외톨이 소년이 친구를 통해 ‘사랑’과 ‘우정’을 깨닫고 살인마 아버지와 대항할 의지를 찾아가는 선악의 대결구도가 ‘후레자식’의 골자라는 점에서 또 다른 반전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과연 재혁은 학교 공식왕따 선우진의 ‘선’을 지켜줄 것인가. 10일 업데이트 되는 41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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