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 성완종 자살 일파만파...국정운영 동력은?
친이계 "그는 친이계가 아니다 수사도 무리수"
정가 "정부 사정드라이브 '갈수도 설수도' 양난"
부정부패 척결을 집권 3년차 국정 운영 동력으로 삼으려던 박근혜 정부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 전 회장의 자살로 이번 수사가 여론에 의해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경우 현 정부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성 전 회장에 대한 조사가 결국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수사의 전초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상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들의 향후 움직임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향후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 전 회장 자살..."박근혜 정권, 진퇴양난으로 부정부패 척결 동력 잃을 듯"
9일 오전 유서를 쓰고 잠적한 성 전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32분경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300m 떨어진 지점에서 목을 맨 체 숨져 있는 것을 경찰 수색견이 발견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유서에는 ‘어머니 묘소에 묻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성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성 전 회장은 최근 경남기업 자원외교 비리 의혹과 관련 2006~2013년 5월 회사 재무상태를 속여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지원되는 정부융자금과 금융권 대출 800억여원을 받아내고 관계사들과의 거래대금 조작 등을 통해 250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또 검찰은 2008∼2013년 정부 융자에 필요한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재무상태가 좋은 것처럼 9500억원대 분식회계를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자원개발과 관련해 융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결백을 눈물로 호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자원개발과 관련해 융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결백을 눈물로 호소한 바 있다. 성 전 회장은 "왜 사정칼날이 자신에게 향한지 모르겠다"며 "자원개발과 관련해 융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없는데 잘 못 알려진 사실로 인해 제 한 평생 이룬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아 참담하다"고 최근 상황에 대한 심정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성 전 회장이 자살하면서 현 정부의 사정 드라이브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인사난맥과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3년차에 들어서면서 부정부패 척결을 국정 동력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취임 직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며 어느 때와는 다른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집권 3년차 국정 동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사정의 칼을 빼든 것 아니냐는 평가다.
이에 대해 박기태 전 경주대 부총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은 인사난맥, 문서유출, 권력농단 사건 등으로 추락한 국정 운영동력을 부패척결 기업비리 공직기강확립으로 끌어 올리려 했다"며 "첫 작업으로 자원확보 국외투자 비리를 수사로 잡고 경남기업을 향했는데 성회장이 자살에 이르자 박근혜 정권은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멈추거나 물러서면 기획 표적을 인정하는 꼴이된다. 따라서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를 통해 부정여부를 밝히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도 영향을 받을 것이며 향후 급속한 추락과 레임덕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개혁이라는 것은 국정 동력을 올리기 위한 좋은 수단이 된다"며 "사람이 죽은 것은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수사가 꺾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안좋은 영향이 미칠 것이다. 검찰 수사도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친이계 인사 향후 움직임 주목
박근혜 정부가 부정부패 척결을 집권 3년차 국정 운영의 동력으로 삼으면서 친이계 인사를 중심으로 자신들을 위한 '사정의 칼'을 들어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성 전 회장의 자살 사건 이후 친이계 인사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친이계 인사들은 성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은 아니라며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친이계 인사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친이계에서 알지도 못하는데 무슨 친이계냐"며 "사실관계에 안맞고 그냥 언론이 쓰고 싶은대로 쓰니까 그런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인사는 성 전 회장이 수사를 받는 내용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해외자원개발비리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언론 등에 주범으로 비쳐지면서 억울해서 자살을 택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인사는 "혐의사실이 성공불융자 받아서 유용한 거 아니냐고 하는데 거기에 대한 혐의사실은 전혀 없다"며 "그건 정석적으로 다 썼고 검찰수사에서 어떤 문제점이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언론에서 해외자원개발 비리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해외자원개발비리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주범으로 비쳐져서 수사 받게 됐고 수사 안받아도 되는데 수사를 받아서 분식행위, 사기횡령으로 영장이 청구됐다. 난 정책의 희생양이다. 그래서 억울하다해서 아마 자결 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친이계를 중심으로 성 정 회장에 대한 수사가 친이계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지난달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정부패 칼 끝이 이명박정부를 향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럴게 뭐가 있나? 정권 끝난지 2년이 지났고 잡으려면 그때 다 잡아야지"라며 "5~6년 실컷 묵혀놨다가 정권이 끝나면 뒤집으면 그건 수사의 원칙에도 안맞고 그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이명박 정권의 사람들이 정권창출 이전에 비리에 관련됐다는 사람들 감옥갈 거 다 가지 않았나. 그러니까 저는 이번에 이명박정권을 겨냥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은 지난 2012년 선진통일당(옛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충남 서산·태안 지역구에서 19대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됐고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하면서 새누리당 소속이 됐다. 특히 성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일한 경력으로 세가에서 'MB맨'으로 여겨져 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친이계를 중심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인물들 사이에서 이번 자살 사건을 계기로 현 정부에 대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평가다.
박 교수는 "친이 친박간의 당내 정치적 감정이 묘하게 격화가 될 것"이라며 "사건이 크게 있을때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다. 당내 친이를 중심으로 한 정책 움직임이 상당히 강화되고 그럴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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