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밀란과 인터 밀란은 성적과 인기, 수입 면에서 모두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 게티이미지
세계 축구팬들은 앞으로 한 달 뒤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AC 밀란과 인터 밀란의 동반 몰락을 보게 될 전망이다. 두 팀이 동시에 유럽 클럽 대항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1955년 유러피언컵(현 UEFA 챔피언스리그) 출범 후 사상 처음이다.
AC 밀란과 인터밀란은 20일(한국시각) 쥐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4-15 이탈리아 세리에A’ 31라운드에서 맞붙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모처럼 나아진 경기력을 펼친 두 팀이었지만 무득점 무승부는 7만 4천여 관중들의 타는 목마름을 해소시키기에 한참 모자랐다. 무엇보다 승점 3을 가져가지 못하며 리그 순위에서도 반등을 이루지 못한 밀라노 라이벌들이다.
현재 AC 밀란은 10승 13무 8패(승점 43)로 리그 9위에 올라있다. 10승 12무 9패(승점 42)의 인터 밀란은 이보다 한 계단 아래인 10위. 다음 시즌 유럽 클럽 대항전 진출 마지노선인 리그 5위 삼프도리아(승점 50)와의 격차가 상당해 상황은 더욱 암담해지고 있다. 게다가 UEFA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코파 이탈리아에서도 이미 탈락해 유럽 무대 진출 동반 무산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AC 밀란과 인터 밀란은 유럽의 수많은 클럽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문으로 통한다. 그리고 그들의 역사는 수많은 우승 트로피와 함께 했다.
먼저 AC 밀란은 18번의 세리에A 우승을 거머쥐었고, 코파 이탈리아 5회, UEFA 챔피언스리그 7회의 경력을 지니고 있다. 인터 밀란 역시 리그 우승 18회, 코파 이탈리아 7회, 그리고 3번의 UEFA 챔피언스리그 빅이어를 들어올렸다.
특히 두 팀은 가장 최근 챔피언스리그서 우승한 이탈리아 클럽이기도 하다. AC 밀란은 2000년대에만 2번(2002·03, 2006·07)이나 유럽 무대를 정복했고, 인터 밀란도 2009-10시즌 이탈리아 클럽 역사상 최초의 유러피언 트레블을 달성한 바 있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유럽의 금융 위기로 인해 유럽축구연맹이 2011년 도입한 FFP(재정적 페어플레이) 룰과 무관하지 않다.
일찌감치 클럽의 재무 구조가 탄탄하지 않던 이들은 FFP 룰이 시행되자 팀 내 슈퍼스타들을 방출하지 않을 수 없었고, 고액 연봉자인 사무엘 에투, 베슬러이 스네이데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치아구 시우바 등이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급기야 구단주 자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팀의 상황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인터 밀란의 모라티 전 회장과 AC 밀란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운영하던 기업들은 나란히 적자 경영에 시달렸고, 자연스레 클럽으로 향하던 자금줄도 막히고 말았다.
경영권 인수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먼저 인터 밀란은 지난 2013년 인도네시아 거부 에릭 토히르가 클럽 지분의 70%를 보유하며 구단주로 올라섰고, AC 밀란도 매각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중국 투자 그룹에 넘어갈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현지에서는 AC 밀란과의 인터 밀란이 반등을 이루기는커녕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유는 역시나 부진한 팀 성적이다.
AC 밀란의 지난 시즌 팀 연봉은 9400만 유로(약 1093억원)였고, 인터 밀란도 7500만 유로(약 872억원)로 각각 리그 3, 4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2년간 이적시장에 쏟아 부은 돈은 무려 1억 2830만 유로(약 1492억원)에 달한다. 여전히 씀씀이는 여느 빅클럽 못지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성적 부진으로 밀라노 두 팀의 관중 동원력은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다음 시즌 유럽 무대에 나서지 못할 경우 배당금도 받을 수 없게 된다. FFP 룰 도입으로 인해 구단주의 자금 투입이 한정된 현 상황에서 클럽의 예산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큰 두 가지 길이 막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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