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0개 구단 단장들이 참가한 가운데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KBL과 각 구단 단장들은 다음 시즌 리그 일정과 제도에 대해 논의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외국인 선수 제도였다. KBL은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2명 동시 출전 규정을 부활시키겠다고 선언했으나 '국내 선수들의 입지를 위축시킨다'는 현장과 여론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KBL은 여론을 일부 수렴해 외국인 선수 2명 동시 출전은 유지하되, 1~3라운드까지는 기존대로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하고, 4~6라운드는 2·3쿼터에 2명이 동시 출전하는 것으로 절충안에 합의했다. 다만 외국인 선수 2명을 장·단신(193cm 이상-이하)으로 분류하는 규정은 그대로 강행할 방침이다.
리그 일정이 예년에 비해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6라운드 54경기 체제로 치러지는 프로농구 정규시즌은 대개 10월 초에 시작해 3월 초에 끝나곤 했다. 팀별로 주당 평균 2.6경기 정도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이다 보니 시즌 후반기에는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고 경기의 수준이 저하된다는 비판론에 시달려야 했다.
KBL은 당초 라운드 수를 줄이는 것과 리그 일정을 늘이는 두 가지 대안 중에서 고심했으나, 전자는 프로농구 수익과 직결되는 스포츠복권 발행과 구단 운영비 등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 이로 인해 다음 2015~16시즌은 예년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진 9월부터 시즌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간 불통이라는 비판에 시달려왔던 KBL이 여론과 현장의 목소리에 조금이나마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다행한 부분이다. 그러나 여전히 팬들이 만족할 만큼의 변화라고 보기도 어렵다.
큰 틀에서 외국인 선수 2인 출전제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됐고, 국내 유망주들의 입지 위축과 장·단신제 폐해에 대한 우려도 그대로다. 국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리카르도 포웰-애런 헤인즈같은 선수들의 다음 시즌 국내 복귀 가능성은 미지수다.
리그 일정을 변경하는 것도 아직 조정해야 할 문제가 많다. 시즌의 범위를 늘리는 만큼 야구나 축구 같은 경쟁종목들과 시즌이 겹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프로 선수들이 주축이 된 농구대표팀이 오는 9월 아시아선수권도 앞두고 있어 시즌 초반 이들의 공백기가 각 팀 전력에 미칠 영향과 함께, 휴식기가 줄어들게 된 국가대표 선수들의 혹사 논란도 우려된다. 변화의 방향은 어느 정도 잡혔지만 인기 회복을 위한 공감대를 얻으려면 아직 갈 길이 먼 프로농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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