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이한구 "지뢰 밟았다" 김무성 유승민 맹공
국민연금 50% 합의 놓고 새누리당 최고위 시끌시끌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두고 새누리당이 시끄럽다.
기한(5월 2일) 내 새정치민주연합과 극적인 타결을 이뤄낸 것은 잘한 일이지만 당내 의견을 충분히 종합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이번 타결의 자체 성과로 꼽고 있는 재정절감 효과가 얼마나 큰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공무원연금개혁이 국민연금과 연계되면서 '개혁 아닌 개혁'이 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비판에 대해 나 역시 공감하고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한쪽이 100% 만족하는 안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고 최선이 어려우면 차선, 차선이 어려우면 차차선을 선택하는 것이 정치협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도 어려운 과제를 국회와 정부, 공무원단체,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모두 참여해 최초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낸 것에 의미를 두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당초 정부안이 있었는데 새누리당안은 정부안보다 재정절감 부분이 더 강화된 안이었고 이번 합의안은 새누리당안보다 재정절감이 더 많이 되는 안"이라고 자평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과 언론이 당초 개혁안보다 후퇴한 안이라며 재정절감 효과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끝까지 잘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유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기로 협의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데 대해 "국민연금제도의 변경은 국민적 동의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여야의 생각이 다를 수 없을 것"이라고 추후 추가 협의과정이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지뢰 밟았다" "장기적으로 더 나빠지게 만들었다" 직격탄 쏟아져
그러나 곧바로 '반격'이 이어졌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 대표 등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면서도 "마지막 협상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 인상한 부분은 매끄럽지 못했다"며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기구를 만들겠지만 자칫하다간 국민에 큰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우리가 50% 합의를 해놓고 (추후) 안했을 경우, '지뢰를 밟았다, 앞으로 당 운영과 당 미래에' 솔직히 이런 생각을 안할 수 없었다"며 "이에 대한 국민의 우려, (국민과) 합의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당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말 뼈아픈 진행을 해나가야 한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주 내가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대해 최종적으로 최고위를 열어 논의하자고 했는데 (결국) 언론을 보고 (결과를) 알았다"며 "이건 아쉽다. 앞으로 이런 부분은 신경써달라"고 김 대표 등에게 당부했다. 이인제 최고위원과 이군현 사무총장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린 데 대해 서 최고위원과 의견을 같이 했다.
아울러 새누리당 공무원연금개혁 TF(태스크포스) 팀장으로 당의 공무원연금개혁안을 성안했던 이한구 의원은 이번 안에 대해 "제법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장기적으로는 더 나빠지게 만들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국민연금 부분과 관련 "공무원연금보다 이해관계자가 훨씬 많아 더 복잡한 것"이라며 "그런데 치밀한 연구나 토론과정도 없이 결과물만 내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충 얘기만해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리려면) 우선 보험료율을 올려야 할 것 아니냐. 보험료율을 올린다는 얘기는 (국민연금이 의무가입이니) 강제로 뜯어가는 것"이라며 "이건 세금을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이미 지금 국민연금 잠재부채가 거의 500조에 가까운데 대책없이 (연금을) 더 주겠다고 하면 잠재부채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이 잠재부채는 미래세대가 다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노조나 야당이 공무원연금에 국민들 관심이 덜 가도록 시선을 분산시키는 작전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그렇다면 굉장히 나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전형적 포퓰리즘"이라며 "(여야가) 약간 정신을 놨다"고도 했다.
황영철 의원 또한 YTN라디오에 출연해 "사실 공무원연금개혁과 국민연금의 관련성을 이번 개혁안에서 언급하는 것이 적절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아할 수밖에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해 국회 내에서도 상당히 논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말 많지만…6일 본회의 처리 무난할 듯
당내 쇄신모임인 '아침소리'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아침소리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합의 내용에 포함된 국민연금 연계 방안은 혹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인 격"이라며 "이번 합의안이 미래세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재정적자 해소방안이라고 국민들 앞에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 합의정신은 존중하되 국민연금 문제는 보다 폭넓은 논의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많지만 오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당과 공무원단체와의 합의가 이보다 더 나아질 수 없는데다 새누리당은 국민연금 부분에 대해 사회적 기구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무원연금개혁안 합의 번복 가능성과 관련 "그렇게까지는 (안될 것이다). 이제 공무원연금은 됐으니 부족분을 보완하고 국민연금은 사회적 기구를 만들어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6일 본회의와 관련 "그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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