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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강진 '토굴집' 붐비자 긴장한 정세균?


입력 2015.05.12 14:46 수정 2015.05.12 16:35        이슬기 기자

손학규 정계복귀 손사래 치지만 흔들리는 새정치, 시선은 강진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칩거 중인 전남 강진 토담집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 10일 토담집을 찾은 방문객들이 손 전 고문과 문안 인사를 나누며 뜻깊은 시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4.29 재보궐선거 후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전 상임고문이 머물고 있는 전남 강진의 흙집이 문전성시를 이루며 정계복귀설이 회자되는 가운데, ‘엉뚱한’ 곳에서 긴장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10일 손 전 고문의 팬클럽인 ‘민심산악회’ 회원 70여명이 흙집에 찾아와 손 전 고문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고, 7일에는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가 “4월 중순경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손 전 고문을 만나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며 회동 사실을 공개키도 했다.

당장 종로를 지역구로 둔 정세균 의원의 심기가 마냥 편치만은 못한 상황이다. 여의도의 시선이 점점 흙집으로 향하는 마당에, 최근 상경한 손 전 고문이 ‘하필’ 정 의원의 지역구이자 정치 1번지로 알려진 종로 구기동에 위치한 빌라로 거처를 옮기면서다.

물론 손 전 고문 측은 “정치계에 복귀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측근인 김유정 전 의원도 “산악회원들이 그동안 등반대회를 함께하자고 여러번 제안했으나 손 전 고문이 계속 고사해 왔는데, 10일에는 회원들이 흙집 앞까지 찾아오는 바람에 거절하지 못하고 집으로 초대한 것”이라며 복귀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기동 빌라에 대해서도 “분당 아파트 계약 기간이 끝났고, 지인 경조사 등 서울에 가끔 일이 있을 때마다 머물 곳이 마땅치 않아 이사한 것일 뿐”이라며 “손 전 고문의 딸이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만큼, 정치적 이유와는 연관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일단 당 안팎에서는 다음해 총선을 앞둔 만큼, 앞서 재보선 전패로 당이 어려운 때에 전략공천이 필요한 불모지에 출마 요청을 받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설사 손 전 고문이 ‘구원투수’로 나선다 해도, 그가 종로에 출마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당 상임고문인 동시에 앞서 호남 기득권을 포기하고 종로에서 당선된 정 의원의 영향력이 막강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손 대표같은 분이 종로에 오신다는 것은 큰 힘이 되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당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이 싱크탱크격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종로에 있기 때문에 이 지역으로 이사온 걸로 보인다”며 “내년에 총력전이 필요한 만큼 당에서 손 고문에게 어디 출마 좀 해달라는 부탁을 할 수는 있겠지만, 종로에 출마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의 종로행이 정치적 이유가 아닌 만큼, 손 전 고문의 이사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단 서울로 왔다는 것 정도이지, 어디 꼭 출마한다는 건 아직 속단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토굴 생활이라는 것, 그거 얼마나 하겠나”라며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종로의 정치적 상징성은 둘째 치더라도, 재보선 패배로 인한 문재인 대표 사퇴론과 지도부 내부 갈등 폭발, 호남 신당설 등으로 총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결정적’ 시기의 상경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치는 생물’이라는 공식이 손 전 고문만 비켜갈 리도 만무하다는 게 당 안팎의 전반적인 시선이다. 정 의원 측의 입장과는 달리, 실제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한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재보선 전부터 이미 손학규 복귀설이 나오지 않았나. 그때도 선거 패배가 예상됐고, ‘시대가 불러서 나온다’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게 될 거란 추측이 계속 있었다”며 “본인조차도 서울로 이사온 게 어떤 의미인지, 그게 어떤 행보로 읽힐지는 충분히 예측하고서 한 일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문병호 의원은 12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손 전 대표가 문 대표에 비해 정치 경륜이 많고 좀 더 폭넓은 정치를 해왔다. 그런 점이 평가받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표에게 많은 기대를 했는데 요새 실망감을 주었기 때문에, 또 다른 대안을 찾는 분위기가 있다 보니 손학규 대표가 사람들에게 많이 떠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에 대해 “야당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분들이 최대한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손 전 대표께서 정계 복귀를 하는 것은 우리당으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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