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은 올 시즌 6승(7위) 평균자책점 1.48(1위)을 기록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최근 몇 년간 KBO리그에서는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가 이어졌다.
외국인 선수들이 에이스 자리를 꿰차고, 다승-자책점 등 주요 개인 타이틀을 석권하는 경우가 늘었다. 반면 국내 투수들은 타고투저 열풍 속에 대체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시즌에는 이런 분위기가 다소 바뀌는 조짐이다. 각 팀 간판 토종 에이스들의 분발이 두드러진다. 양현종(KIA), 김광현(SK), 유희관(두산), 윤성환(삼성) 등 토종 투수들이 연일 역투, 외국인 투수들 아성에 밀린 자존심을 되찾고 있다.
선두주자는 단연 양현종이다.
프로 9년차인 양현종은 올 시즌 6승(7위) 평균자책점 1.48(1위)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점대는 양현종이 유일하다. 2점대 투수도 전무하다. 양현종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린드블럼(롯데)의 평균자책점이 3.09로 양현종과는 격차가 크다.
양현종은 선발투수의 척도인 퀄리티스타트도 9회로 공동 1위에 올라있고, 12경기에서 총 79이닝(평균 6.2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전체로는 4위지만 소사(LG)와 레일리(롯데, 이상 13경기)가 각각 한 경기씩 더 치른 것을 감안했을 때, 양현종의 이닝 소화력이 더 뛰어나다.
양현종은 지난 4일 삼성전에서는 자신의 생애 두 번째이자 1828일만의 완봉승까지 따내는 등 최근 25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김광현 역시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광현은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3안타 1볼넷 9삼진으로 역시 5년만에 완봉승을 따냈다. 상대적으로 기복과 이닝 소화력(퀄리티스타트 6회)이 다소 아쉽지만 김광현은 개막 첫 등판인 4월1일 KIA전 패배 이후 7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SK가 5월 중순 이후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에서도 김광현이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는 것은 에이스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김광현의 현재 시즌 성적은 12경기 7승1패 평균자책점 3.97이다. 다승은 피가로(삼성)에 이어 공동 2위를 달리고 있으며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3점대까지 낮췄다.
유희관의 활약도 꾸준하다.
11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 중인 유희관은 다승 공동 2위를 달리고 있으며 평균자책점은 전체 4위다. 토종 투수 중에는 양현종 다음으로 낮은 평균자책점이다. 퀄리티스타트는 8회로 공동 4위에 올라있다. 유희관도 지난 5월10일 잠실 한화전에서 완봉승을 한 차례 거둔 바 있다.
유희관은 김광현이나 양현종과는 다르게 느린 직구 스피드를 제구력과 볼배합으로 만회하는 기교파 투수지만 올 시즌 최고의 좌완 선발투수 중 한명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류현진(LA다저스)의 미국 진출 이후 한동안 국내야구가 타고투저 시대에 접어들며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확실한 토종 에이스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화끈한 타격전도 좋지만 때로는 투수들이 강속구와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농락하는 명품 투수전에 대한 갈증도 야구의 재미 중 하나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10구단 144경기 체제로 늘어나며 에이스급 투수들에게는 개인 기록에 대한 동기부여도 늘어난 상태다. 당장 올 시즌 선발 20승과 200이닝 투구 등은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기록이다. 양현종은 류현진 이후 5년만의 규정이닝을 채운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현재 토종 투수들의 선전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 좌완 3인방이 시즌 후반까지 큰 부상이나 체력적인 부담 없이 현재의 페이스 유지가 최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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