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맨유의 엠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박지성에게 레전드 매치 출전은 다시 한 번 그의 위상을 확인시켜주는 장면이다. ⓒ 게티이미지
'한국축구의 전설' 박지성(34)이 여전히 이타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박지성은 14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레전드 매치(친선경기)에 선발 출전, 4-2 승리에 기여했다.
1-1로 맞선 전반 39분, 박지서은 문전침투에 이은 헤딩 슈팅을 시도했다. 처음엔 박지성의 득점으로 선언됐지만 최종적으로 혼전 중 드와이트 요크의 슈팅에 의한 골로 인정되며 하프타임에 수정됐다. 대신 박지성은 전반 45분 앤드루 콜의 3번째 골을 어시스트, 기어코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박지성은 전반만 뛰고 교체로 물러났고, 맨유는 후반 38분 예스퍼 블롬크비스트가 한 골 더 추가하며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 독일서 열린 1차전에서는 3-3으로 비겼다. 승패를 떠나서 국내 팬들에게는 박지성이 좀 더 뛰는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3년여 만에 맨유 유니폼을 다시 입은 박지성 모습에 국내 팬들은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은퇴 후 맨유의 엠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박지성에게 레전드 매치 출전은 다시 한 번 그의 위상을 확인시켜주는 장면이다.
폴 스콜스, 드와이트 요크, 에드윈 판 데사르 등 맨유의 한 시대를 이끌었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은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현역 시절의 향수와 함께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박지성이 맨유 유니폼을 입고 한국축구에 남긴 흔적은 여전히 크고 강렬했다.
물론 이날은 현역 시절만큼 민첩함과 활동량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박지성은 부지런했고 활력이 넘쳤다. 은퇴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만큼 체격도 현역 시절과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자신보다 동료선수들을 살려주며 팀플레이에 공헌하는 이타적인 움직임 역시 그대로였다.
한편으로는 박지성이 이른 은퇴가 아쉽게 느껴지는 장면이기도 했다. 사실 박지성은 레전드라는 영예로운 수식어에도 아직 은퇴 선수로 분류되기에는 너무 젊은 나이다.
박지성과 동갑내기로 함께 활약했던 마이클 캐릭은 지금도 맨유 중원의 핵심으로 건재하다. 박지성의 맨유 시절 최고 절친이던 파트리스 에브라는 이탈리아 챔피언이자 올 시즌 챔피언리그 준우승팀 유벤투스 주전으로 활약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PSG), 사비 알론스(뮌헨) 등도 박지성과 동갑이다.
박지성의 전성기를 갉아먹은 무릎부상만 아니었다면 어쩌면 박지성은 지금도 앰배서더가 아닌 현역 선수로서 올드 트래포드를 누비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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