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 브라질, 삼바도 실리도 네이마르도 다 없다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5.06.28 09:55  수정 2015.06.29 09:31

[코파아메리카 2015]8강에서 파라과이에 승부차기 끝에 패

신명나는 삼바리듬도 없고 이기는 축구도 없어 '어정쩡'

[브라질-파라과이]네이마르의 비중이 절대적인 브라질로선 네이마르 없이 사는 법을 짧은 시간에 터득하기엔 역부족이었다. ⓒ 게티이미지

브라질 답지 않다.

현재의 브라질은 장점 하나 없는 어정쩡한 팀으로 전락했다.

브라질은 28일(한국시각) 칠레 비칠레 콘셉시온 경기장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2015 코파 아메리카' 8강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3-4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브라질은 지난 6차례 코파 아메리카에서 무려 4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남미 최강이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브라질의 위상은 급격히 추락했다. 2011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8강에서 파라과이에 덜미를 잡혀 4강에도 오르지 못한 것.

브라질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지만 독일에 1-7로 크게 지며 ‘미네이랑 참사’를 겪기도 했다. 이에 브라질 축구협회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이끈 둥가 감독에게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었다.

둥가 감독은 2007 코파아메리카, 2009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에도 브라질 특유의 공격 축구와 삼바 리듬에 맞지 않는 실리 축구를 구사한다는 이유로 자국 팬들과 전문가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그랬던 브라질이 자존심을 버리고 둥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둥가호 출범 후 평가전에서 10전 전승을 기록하며 코파 아메리카에 대한 기대도 고조됐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요소는 많았다. 최전방 원톱 부재를 비롯해 오스카, 루이스 구스타부의 부상 공백, 그리고 불안한 수비 조직력이다.

또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네이마르의 퇴장으로 둥가 감독은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네이마르의 비중이 절대적인 브라질로선 네이마르 없이 사는 법을 짧은 시간에 터득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둥가 감독은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최전방을 맡기고, 2선에 호비뉴, 쿠티뉴, 윌리안으로 라인업을 재편성한 뒤 베네수엘라, 파라과이전에 임했다.

호비뉴가 베네수엘라전 1도움, 파라과이전 1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전체적으로 브라질 공격의 파괴력은 상대 수비를 크게 위협할 수준은 아니었다.

공격이 안 풀리면 수비라도 견고했어야 하지만 수비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중앙 미드필더 엘리아스, 페르난지뉴의 공격 가담을 최대한 자제시키고, 적은 숫자로 공격을 시도하는 등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는 실리 축구로 밀고 나갔음에도 브라질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기록했다.

콜롬비아(0-1패)를 제외하면 페루(2-1승), 베네수엘라(2-1승), 파라과이(1-1무/ PK패)는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비교적 약한 팀들이었다.

파라과이전에서 전반 15분 호비뉴의 선제골로 앞서간 브라질은 공격에 큰 의지를 드러내지 않은 채 안정적인 전술을 구사했다. 너무 안일한 전략이었다. 후반 중반 티아구 실바가 쓸데 없이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줬고, 이후 브라질은 공격에서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결국, 브라질은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두 대회 연속 8강 탈락이라는 망신을 당했다. 삼바 리듬도 실리 축구도 볼 수 없었다. 이것이 브라질 축구의 현 주소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