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는 5일(한국 시각) 칠레 산티아고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경기장에서 열린 '2015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1 승리했다.
연장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두 팀이었지만 승부차기는 너무 싱겁게 희비가 엇갈렸다. 아르헨티나는 두 번째 키커 이과인의 슈팅이 골문을 크게 넘겼으며, 바네가의 슈팅마저 맥없이 브라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좌절을 맛봤다.
반면, 칠레는 페르난데스, 비달, 아랑기스가 차례로 침착하게 성공시킨 뒤 네 번째 키커로 나선 산체스가 파넨카 킥으로 마무리 지으며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파넨카킥’이란 지난 1976 유럽 선수권(유로 1976)에서 체코슬로바키아를 우승으로 이끈 안토닌 파넨카의 이름을 딴 슛을 말한다.
당시 체코슬로바키아는 준결승에서 ‘토털사커’ 네덜란드를 3-1로 격침시킨 뒤 결승서 베켄바워가 이끄는 서독을 만났다. 전, 후반 2-2로 비긴 두 팀은 곧바로 이어진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서독의 네 번째 키커 회네스의 슛이 실패한 가운데 체코슬로바키아의 마지막 키커는 파넨카였다.
파넨카는 당대 최고의 골키퍼였던 셉 마이어의 예측을 완전히 빗나가는 슛을 시도했다. 마이어 골키퍼가 왼쪽으로 몸을 날리는 순간, 파넨카는 가벼운 칩샷으로 골대 정면을 노렸던 것. 이 골로 체코슬로바키아는 유럽선수권 첫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대회 후 파넨카는 “이 슛은 소속 클럽인 보헤미안 프라하에서 흐르스카 골키퍼와 수년간의 연습을 통해 얻게 됐다. 우리는 평소 맥주 또는 초콜릿 내기를 자주했었는데 나의 승률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었다. 그래서 우연히 상대 허를 찌르는 이 슛을 연마하게 됐다”며 ‘파넨카 슛’ 탄생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이 골은 영국 ITV가 선정한 ‘세계축구계를 경악시킨 20골’ 가운데 당당히 13위에 올라있다.
‘파넨카킥’은 파넨카의 말처럼 상대 골키퍼의 예상을 뒤집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슛을 하기 전 강하게 찬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액션을 크게 하는 것이 좋으며 일단 골이 들어가게 되면 골키퍼와 상대 선수들은 그야말로 ‘멘붕’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파넨카킥’이 높은 성공률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이 슛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넣을 수 있다는 확신과 강심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볼을 차기 전 주저하게 되면 최악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과거 바이에른 뮌헨의 프랑크 리베리가 실패했던 이유도 머뭇거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파넨카킥’의 실패는 반대로 소속팀 동료들의 ‘멘붕’을 불러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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