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온 유승희 오랜만에 충돌한 최고위
유 "문재인 즉각 사과하라" 이용득 "혁신위 전권줄땐 언제고"
“모처럼 나온 분이 당대표를 또 겨냥했다. 같은 최고위원이자 공동의 지도부로서 과연 모든 당원을 리드할 집단인가 하는 자괴감까지 든다.”
이용득 최고위원의 발언에 칼날이 서자, 태연한 듯 정면을 응시하던 유승희 최고위원의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다. 사무총장 인선에 반발하며 지난달 24일부터 당무를 거부했던 유 최고위원이 13일 오전 최고위에 참석해 “당헌을 무시하고 주요법안과 정책의 최고위 의결을 생략한 것에 대해 당 대표의 사과와 즉각적 시정을 요구한다”며 날을 세웠고, 이에 이 최고위원이 나서 공개적으로 제지한 것이다.
앞서 지난 5월 문재인 대표를 수차례 공개 비난한 주승용 최고위원과 이를 재반박한 정청래 최고위원이 충돌하며 막말이 오갔고, 결국 ‘자진 사퇴’까지 빚어진지 두달여 만의 유사한 장면을 연출한 격이다.
이날 유 최고위원은 발언의 대부분을 문 대표를 정면 겨냥하는 데 사용했다. 그는 “전당대회와 재보선 패배 이후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전혀 논의도 없이 기자회견을 하고 사무총장 인사도 최고위 의결 없이 강행하는 등 당원을 무시하는 관행은 반드시 시정해야한다”며 “그간 대표가 지나치게 전시성 행사에만 치중했고, 약자를 위한 당 운영에도 소홀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최고위원은 이어 “혁신안의 ‘최고위 폐지’라는 제목은 수긍하기 어렵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은 하나의 지도부이만큼, 최고위를 폐지하는 게 맞다면 현 당대표와 최고위원 모두를 폐지 대상으로 포괄하는 게 논리상 맞다”며 “현 최고위 문제는 계파갈등보다는 당대표가 최고위를 들러리로 운영해오고 당헌을 무시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혁신위가 출범하게 된 과정과 주승용·정청래 최고위원의 충돌 사태를 언급한 뒤, “국민은 우리당이 이렇게 맨날 분파 싸움하고 나 잘났다고만 하는 게 꼴보기 싫다는 것 아닌가”라며 “혁신위가 수십개 만들어지면 뭐하나. 당이 어떤게 잘하고 잘못이고가 아니라 나부터 내려놓고 나부터 바뀌자는 선당후사에 입각할때다. 전부 ‘내탓이다’라고 내려놓는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맞섰다.
이 최고위원은 또 “혁신위에 전권을 준 부분에 대해 없던 일로 해라, 잘했다 또는 못했다 말할 필요가 없다”며 “일부에서 혁신위가 하는 일을 두고 계파 일부와 지도부 일부가 짜고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 당이 60년 동안 안해본 개혁안이 없다. 그래서 현재 혁신위가 전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는 없고, 모두 만족할 안은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파청산, 친노패권 청산위원회 등 얘기가 나오니 지도부가 아니닌 독립기구를 만들어서 거기서 해결하자고 했지만, 결국 사람의 문제”라며 “혁신위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와도 바람잘 날 없는 건 마찬가지”라고 유 최고위원을 정면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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