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총, 9시35분경 시작...찬반 의견 팽팽한 공방

주주들의 찬반 의사진행 발언으로 주총장 뜨거운 열기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가 17일 오전 9시35분경 서울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됐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안건을 놓고 주주들의 찬반의견으로 팽팽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날 주총은 당초 오전 9시에 개회할 예정이었지만 1000명에 가까운 주주들이 몰리고 위임장 확인작업이 지연되면서 개회가 늦어졌다. 이 과정에서 회의장 내에서는 찬성과 반대를 외치는 주주들로 한때 소란이 발생했다.

최치훈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선 주주총회가 지연돼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히며 임시주총 개회를 선언했다.

이어 9시40분경 제 1호 의안인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부의하자 찬반주주들이 서로 고성을 지르며 소란이 발생했다. 이에 최 사장은 "주주들은 의장에게 발언권을 받고 말하라"며 잠시 회의장을 정리했다.

가장 먼저 발언권을 얻은 주주인 이경수씨는 삼성물산이 구조조정의 한계를 돌파하고 전망이 밝은 미래 지향적인 바이오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 씨는 "합병에 실패해서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싶은가"라면서 "향후 미래가치를 위해 회사측의 합병 원안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엘리엇매지니먼트의 법률대리인인 넥서스의 최영익 변호사는 "합병이 모든 주주들에게 공정한 거래가 돼야 한다"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합병건이 주주 평등과 공정성에 관련된 문제로 대다수 주주들의 이익을 배척한 것임을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합병이 원안대로 결의되면 최소 7조8000억원 가치가 아무런 대가 없이 삼성물산의 주주들로부터 제일모직의 주주들로 이전된다"며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호소했다.

이어 발언권을 얻은 일반주주 하기철씨는 양사간 합병 비율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면서도 합병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 씨는 "지난해 12월 제일모직의 주식 공모가가 5만4000원이었을때 삼성물산 종가는 6만2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합병비율은 반대로 1:1.15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오너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향후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만큼 합병에 찬성한다"고 발언했다.

또 강동호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 대리인은 "이번 합병은 삼성에서 직원들까지 동원해 소액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 행위를 권유한 불공정한 게임"이라면서 "일부는 불안감을 느끼고 의결권을 위임했는데 이는 그동안 삼성물산이 쌓아 온 평판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하며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