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LG 효과' 두렵지 않은 LG, 미래와의 기약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7.27 10:47  수정 2015.07.28 11:23

박병호-서건창 등 "LG 떠나면 뜬다"는 비아냥거림 여전

의식 않고 SK와 3:3 트레이드..미래 위한 선택 평가

SK 데뷔전 치른 정의윤. ⓒ SK 와이번스
야구계에서는 비공식적으로 떠도는 몇 가지 징크스나 속설들이 있다.

과학적인 근거와는 거리가 멀지만 우연히 비슷한 사례들이 반복되면서 팬들 사이에서 전설이나 무용담처럼 떠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탈LG-입LG’ 효과다.

이는 LG 트윈스와 관련된 속설들인데 재능 있는 유망주들이 오랜 시간 빛을 발하지 못하다가도 유독 LG만 떠나 다른 팀으로 가면 잠재력이 폭발하는 현상을 가리켜 탈LG(탈출+LG) 효과라고 불린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박병호를 비롯해 이용규, 서건창, 김상현 등이다.

반면 다른 팀에서는 잘하다가 FA가 된 후 거액으로 이적해온 선수들이 LG만 들어오면 '먹튀'로 전락하는 경우를 가리켜 '입LG 효과'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진영이나 정성훈처럼 최근에는 FA 출신으로도 제몫을 하는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입지 효과’는 많이 퇴색했다.

그러나 탈LG 효과는 아직도 상당히 신빙성 있는 속설로 여기는 팬들이 많다. 최근 LG가 SK와 단행한 3:3 트레이드를 두고 많은 팬들이 주목한 이유도 대형 유망주와 즉시 전력감들이 옮겨간 대형 트레이드였고, 바로 탈LG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최적의 시나리오였기 때문이다.

팬들의 시선은 SK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에게 모아진다. 지난 200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은 '만년 유망주'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타고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대성할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가능성을 현실화한 시즌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느덧 프로 데뷔 11년차를 맞은 그는 통산 타율 0.262, 31홈런, 234타점에 그쳤고, 3할대 타율이나 두 자릿수 홈런을 넘긴 시즌도 전무했다.

정의윤은 올 시즌 트레이드 전까지 사실상 주전경쟁에서도 밀렸다. 32경기 타율 0.258 7타점에 그쳤다.

퓨처스리그에서도 20경기에서 타율 2할9푼1리, 1홈런, 7타점에 불과했다. 이병규, 박용택 등 걸출한 외야수가 많았던 LG에서 정의윤이 충분한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정의윤은 LG에서 오랜 시간 제 자리에 머물며 조금씩 자신감을 잃어가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정의윤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특히 탈LG 효과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박병호 사례는 벌써부터 정의윤과 비교대상이 되고 있다. 둘은 프로 데뷔 동기이기도 하다.

LG에서 거포 유망주 중 하나에 머물던 박병호는 2011시즌 중반 넥센으로 이적한 이후 그야말로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LG 시절 한 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던 박병호는 넥센 이적 이후 4년 만에 150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리그 최고의 우타 거포로 성장했다. 이적 후 새로운 소속팀에서 선수에게 확실한 기회와 믿음을 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박병호의 사례만이 아니더라도 올 시즌 트레이드로 전환점을 맞이한 선수들은 드물지 않다.

롯데에서 kt로 옮긴 장성우, KIA에서 한화로 이적한 이종환, NC에서 kt로 옮긴 오정복 등이 대표적이다. 정의윤이 SK에서 얼마나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이번 기회가 정의윤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정의윤은 26일 목동 넥센전에서 함께 이적한 신재웅과 함께 SK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를 치렀다.

6회 2사 1,2루 박정권 타석부터 대타로 나서서 첫 타석은 땅볼로 물러났지만 3-11로 뒤지던 2사 1,2루에서 넥센 김대우에게 적시타를 터뜨리며 SK에서의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했다. 3년만의 가을잔치 진출을 노리는 SK로서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정의윤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LG로서도 위험부담을 감수한 트레이드였다. 탈LG 효과라는 말이 비아냥거림의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트레이드의 손익은 결과론일 뿐 손해가 무서워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구단이나 선수 입장이나 발전이 없다.

LG로서도 어차피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정의윤-신재웅 등을 내준 대가로 미래를 기약했다. LG가 탈LG보다 더 강력한 입LG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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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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