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 '진땀나는 여름'
패널 가격 하락 속 '공급과잉+과열경쟁' 수익성 악화
TV업체들의 물량 축소 및 지연으로 어려움 가중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진땀나는 여름을 보내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낙폭이 커지고 있는 데다 세트업체들이 구매물량을 점점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4일 기준 48인치 오픈셀(패널에 백라이트유닛(BLU) 등을 장착하지 않은 반제품 형태) LCD 가격은 181달러로 2주 전에 비해 5달러나 하락했다. 지난 6월 하순(19일 기준·195달러)과 비교해도 7.2%나 떨어진 수치다.
50인치 오픈셀 LCD 가격도 202달러로 현재의 하락세가 지속되면 조만간 200달러선이 붕괴될 전망이다. 30인치대를 중심으로 컸던 가격 하락 폭이 40·50인치대로 확대되면서 대형 패널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전망이다.
패널 가격 하락세를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은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다. 중국 패널 업체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업체간 경쟁은 과열되면서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 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LCD 패널 시장은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IHS에 따르면 LCD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 세계 평면패널디스플레이(FPD)시장의 올해 매출은 1290억달러로 지난해 1314억달러에 비해 2%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TV 시장 침체도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TV업체들이 기존 재고 물량이 있는 상황에서 패널 가격 하락세로 패널 구매를 서두를 필요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적정한 재고 수준 유지라는 명목으로 당초 계획했던 물량을 줄이거나 연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디스플레이업체들은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아이패드 등 IT기기의 패널 대면적화로 중소형 패널에서의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패널에서는 딱히 개선될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어서 전체적인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D의 경우, 업체들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익성은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업체들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차별화를 노리고 있지만 대형에서 OLED의 대중화는 중소형에 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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