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는 지난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하여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한화는 배영수의 호투와 5회 터진 정근우의 역전 투런홈런에 힘입어 2-1로 승리하며 2연승을 내달렸다.
배영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9경기에 나와 3승 5패 평균자책점 6.4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날은 무려 3개의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모처럼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하며 선발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야수들의 호수비와 불펜진의 역투 역시 배영수의 승리를 지키는데 기여했다.
사실 배영수는 등판 전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투수로서 꾸준한 기회를 얻기 위하여 친정팀 삼성을 과감히 떠나 한화에 새둥지를 틀었지만 생각대로 야구가 되지 않았다. 올 시즌 한화의 3~4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진을 거듭하며 '실패한 영입'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사실 김성근 감독과의 궁합도 잘 맞는 편은 아니었다. 배영수는 삼성 시절 선발 전문요원으로 활약했다. 배영수는 일시적으로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믿고 기다려주면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몫은 꾸준히 해주는 투수였다. 또한 삼성에서는 5~6회까지만 버텨주면 언제든 승리를 지켜줄 든든한 불펜진이 뒤를 받치고 있어서 부담이 적었다.
하지만 한화는 상황이 달랐다. 김성근 감독은 선발투수를 오래 믿고 기다려주는 스타일이 아니다. 조금만 부진하거나 구위가 떨어졌다 싶으면 가차 없이 강판당하기 일쑤였다. 지난달 29일 두산전에서 5회 2사까지 노히트로 호투하던 배영수는 연속 타자 홈런으로 역전을 허용하고 볼넷까지 내주자 바로 강판됐다. 배영수는 교체된 이후에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불펜에서 피칭을 이어갔다. 김성근 감독을 향한 무언의 항의시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배영수는 지난 5일 SK전에서 팀이 1-7로 밀리던 5회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이미 한 차례 예정된 선발 로테이션을 건너뛴 상황에서 크게 지고 있는 경기에 '패전처리'로 투입된 것은 베테랑 투수에게 굴욕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배영수는 프로답게 흔들리지 않았고 3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오히려 김성근 감독은 심리적으로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것이 배영수의 투구감각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배영수 부활이 투수 본인의 각성인지, 김성근 감독의 생각처럼 패전조 기용으로 인한 자극효과 덕분인지는 몰라도 가장 필요한 순간에 자신과 팀에 필요한 1승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면 이날 피칭 자체가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다. 피안타를 9개나 맞았고, 매 이닝 출루를 허용하면서 삼자범퇴를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야수들의 호수비와 롯데 타선의 자멸이 아니었다면 또다시 대량실점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을 흐름이었다. 배영수가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이닝이터로서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꾸준한 모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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