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축구 깨버린 일본 할릴호지치, 그 끝은?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8.12 11:23  수정 2015.08.13 18:10

독선적인 팀 운영과 동아시안컵 꼴찌 성적으로 비난 세례

동아시안컵 부진으로 일본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할릴호지치 감독. ⓒ 게티이미지

동아시안컵에서 꼴찌 성적표를 받아든 일본대표팀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연일 일본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2015 동아시안컵’에서 2무1패(승점2)에 그쳤다. 일본대표팀이 동아시안컵에서 무승과 최하위를 기록한 것은 모두 처음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난 6월 싱가포르와의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에서 0-0 무승부에 그친데 이어 최근 A매치 4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을 이어가며 일본 팬들의 원성을 샀다.

일본 현지의 분위기는 할릴호지치 감독에 우호적이지 않다. 성적 부진만으로도 당연히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할릴호지치 감독의 태도 역시 성난 여론을 자극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첫 경기였던 북한전 패배 이후부터 대표팀 소집과 훈련 일정을 둘러싸고 J리그 일정에 불만을 토로하는가 하면 선수들의 골 결정력과 기량문제에도 책임을 전가해 빈축을 샀다.

심지어 일본 언론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보도가 계속되자 공개적으로 불쾌한 반응을 내비치며 언론과도 대립각을 세웠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전에도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이나 구단, 협회 등과 가리지 않고 갈등을 빚었던 전력이 있다.

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할릴호지치 감독은 일본 축구의 구원투수로 큰 기대를 받았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알제리에 사상 첫 16강이라는 성과를 안긴 데다 기술에 비해 투쟁심과 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은 일본축구를 개혁할 수 있는 적임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할릴호지치 감독의 위태로운 현 주소는 벌써부터 경질설이 거론될 만큼 분위기가 좋지 않다. 통상적으로도 보통 반 년 정도는 신임 감독이 언론 및 팬들과 밀월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할릴호치지 감독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반전된 것은 이례적이다. 여기에는 할릴호지치 감독의 소통 부재와 독선적인 리더십에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할릴호지치 감독과 일본 축구계의 갈등이 그저 남 일처럼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불과 얼마 전까지 우리의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적 기대를 받는 영웅이었다가 하루아침에 실망감을 안겨준 모습은 바로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당시 홍명보 감독과 한국축구대표팀을 연상케 한다.

홍 감독은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의리축구 논란을 일으키며 성적부진과 각종 구설 속에 불명예 낙마했다. 독선적이고 원칙 없는 팀 운영과 잦은 말 바꾸기는 선수시절의 화려한 명성마저 모두 깎아먹을 만큼 팬들에게 큰 실망을 줬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홍명보의 실패는 7년만의 외국인 감독 부활과 함께 울리 슈틸리케라는 훌륭한 리더를 얻는 전화위복도 가져왔다.

공교롭게도 홍명보의 의리축구를 끝장낸 결정적 주역이었던 할릴호지치 감독은 운명의 장난처럼 불과 1년 만에 일본 대표팀에서 비슷한 신세로 전락했다. 반면 월드컵 이후 혼란기를 겪던 한국축구는 슈틸리케 감독을 중심으로 조금씩 부활의 나래를 켜고 있다.

아직은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과정의 출발선에 불과하지만 한일 축구의 뒤바뀐 운명은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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