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최진행, 속죄의 길 열려있지 아니한가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8.13 09:57  수정 2015.08.14 11:31

금지약물 복용 적발로 30경기 출장정지 후 복귀

커리어 부정 당할 수 있어도 속죄의 길 열려

최진행에게는 '약물'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지만 이 또한 그가 감내해야할 부분이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의 최진행(30)은 실수든 고의든 금지약물을 복용했고, 도핑테스트에 의해 적발됐다. 징계 수위는 3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2000만원이었다. 그리고 돌아왔다.

최진행은 12일 수원 kt전에 6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 홈런 1개 포함 2안타 4타점으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첫 타석에 들어선 최진행은 관중석을 향해 사죄의 인사를 했고 곧바로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2회에도 2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결코 밝지 못했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팀 동료들이 웃음으로 반겨줬음에도 묵묵부답으로 하이파이브만 했을 뿐이었다. 그만큼 최진행의 마음은 무거웠다.

최진행은 전날 취재진들을 찾아 “징계 기간 자숙하면서 많은 생각과 반성을 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내 잘못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야구뿐이었다”며 “앞으로 인생에서 계속 부끄러운 일로 남아있을 것 같다”고 사죄했다.

당연히 부끄러운 일이다. 실제로 금지약물 적발 부분은 향후 최진행의 커리어 내내 따라붙을 것이 자명하다. 명백히 스포츠맨십에 어긋난 행동이기 때문이다. 일명 ‘주홍글씨’가 새겨진 셈이다.

최진행의 약물 스캔들은 징계 발표 당시부터 지금까지 야구팬들의 뜨거운 화두로 다뤄지고 있다.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목소리부터 징계 발표 전, 후 구단 측의 무리한 출전 강행 등 논란의 여지가 다분했다. 심지어 ‘약물 복용 선수의 커리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삭제되어야 한다’는 강도 높은 비난도 있다.

야구 본고장 메이저리그에서도 약물 복용은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진다. ‘라이브 볼’ 시대 이후 가장 위대한 투수로 불리던 로저 클레멘스와 역대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인 배리 본즈는 커리어 막판 약물 스캔들에 휘말렸다.

물론 이들이 현역 시절 약물을 복용했다는 증거는 재판에서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도의적인 책임이 뒤따랐고, 아직까지도 명예의 전당 입성을 허락받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위대한 타자였던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에게도 같은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 이들이 이룩했던 불멸의 기록들이 모두 부정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13년 금지 약물 복용으로 1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던 또 다른 선수가 있다. 바로 알렉스 로드리게스다.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던 로드리게스는 올 시즌 복귀해 타율 0.273 24홈런 63타점으로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A-로드를 향한 팬들의 시선은 180도 달라져있었다. 뉴욕 양키스의 원정경기 때 로드리게스가 타석에 등장하면 어김없이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온다. 그럼에도 로드리게스는 묵묵히 야구에 전념하고 있다. 팬들 앞에 고개 숙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본즈, 클레멘스 등과 다른 점이다.

최진행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KBO의 징계를 수행했고, 규정에 따라 복귀했다. 도의적 책임이 따를지언정 그의 출전 강행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다만 반칙을 저질렀다는 주홍글씨는 그가 감수해 나가야할 부분이다.

향후 최진행이 써나갈 커리어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는 미지수다. 그나마 다행은 약물이라는 불명예가 따라붙었지만 최진행에게는 속죄할 길이 마련됐다. 징계 기간 야구가 그토록 그리웠다는 그의 말처럼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만이 그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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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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