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춘 체포동의안 가결, 눈물 보이자 정두언이...
236명 중 찬성 137표-반대 89표-기권 5표-무효 5표
국회는 13일 본회의를 열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박기춘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체포동의안 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실시됐으며, 총 투표수 236명 가운데 찬성이 137표, 반대 89표, 기권 5표, 무효 5표로 가결됐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불체포 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표결 직전 신상발언을 위해 단상에 선 후 “존경하는 정의화 국회의장님, 선배 동료 의원님 여러분, 본회의장에서 발언할 기회가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오늘 한없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제 자신과 가족을 다스리지 못해 벌어진 모든 일에 책임을 지겠다”며 운을 뗐다.
그는 “사실은 사실대로, 수사 초기 이미 자수서를 통해 모두 인정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며 "시대의 흐름에도 둔감한 어리석은 실수를 했다"고 시인했다.
이어 "지난 70일간 여론을 통해 이미 중형 선고를 받았다"며 "더 마음 아픈 것은 10여년간 몸담은 국회가 제 불찰로 인해 국민에게 온갖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를 염려해주는 선·후배 동료 의원들이 '제식구 감싸기' '비리 의원 감싸기'라는 비난을 듣는 것도 가슴 아파 못 보겠다"며 "저는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구차한 변명을 하지 않겠다. 불체포 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반 국민과 똑같이 법안영장 실질심사에 임하고 싶다. 구구절절한 사연은 모두 가슴에 품고, 법원에서 모든 사실을 밝히고 심판을 받겠다"며 "이 길만이 제1야당 원내대표, 사무총장을 지낸 3선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어 "남양주에..."라고 입을 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어린 시절 그 곳에서 뛰어놀다 3선 국회의원이 됐고, 아무런 배경도 없이 오직 땀과 눈물로 앞만 보고 달렸다"며 "30년의 정치여정을 이제 접는다"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국회가 저로 인해 비난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존경하는 여러분께 저의 불찰에 대해 거듭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라며 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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