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리지널리티' 빼어난 손연재, 냉정한 한계 절감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입력 2015.08.17 12:17  수정 2015.08.19 07:30

불가리아 소피아 월드컵에서 18점대 받고도 노메달

비슷한 수준 연기에도 '오리지널리티' 없어 점수 손해

손연재 소피아WC '아! 오리지널리티' 냉정한 한계 절감

손연재 경쟁자 스타니우타도 자신의 이름을 딴 오리지널리티 기술인 '더 스타니우타'를 보유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가 16일(한국시각)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막을 내린 FIG 리듬체조 던디 월드컵에서 1개의 메달도 목에 걸지 못했다.

개인종합에서 4종목 모두 18점 이상의 점수(합계 72.800점)로 5위에 올라 종목별 결선에 진출한 손연재는 이날 열린 종목별 결선에서는 개인종합 때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후프 18.350점(5위), 볼 18.300점(4위), 곤봉 18.350점(공동 4위), 리본 18.300점(4위)을 받아 4개 종목 평균이 개인종합을 뛰어 넘는 18.30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이날 종목별 결선에서 받은 점수를 합산해보면 총점 73.300점으로 개인종합 때 받은 점수보다 0.500점 더 높다. 하지만 4종목 모두 근소한 차이로 메달권에는 이르지 못했다.

손연재는 잘 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도 빈틈이 없었다.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손연재에게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결과가 아닐 수 없지만 한편으로 보면 이번 월드컵 결과가 다음달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더 나아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결과와 가장 비슷할 수 있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다.

특히, 안나 리자트디노바(22·우크라이나)와 멜리티나 스타니우타(22·벨라루스) 등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 무대에서 개인종합에서 손연재와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만한 선수들이 모두 ‘클린’ 연기를 펼쳤을 때, 손연재가 제 기량을 발휘했다 하더라도 순위표에서 그들이 상위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번 대회를 통해 확인됐다.

손연재의 입장에서는 다소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결과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현실이다.

마르가리타 마문이나 야나 쿠드랍체바와 같은 러시아 선수들의 기량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평소 종목별로 19점대를 훌쩍 뛰어넘는 점수를 받은 이들의 경우, 실전에서 한두가지 실수를 범한다 해도 이를 만회해 최소 18점대 중반의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오리지널리티 기술’(FIG 문서에 등재된 기술로 특정 선수만 수행할 수 있는 독창적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손연재 경쟁자 스타니우타도 자신의 이름을 딴 오리지널리티 기술인 '더 스타니우타'를 보유하고 있다.

손연재도 한때 볼 종목과 곤봉 종목 등에서 오리지널리티 기술을 인증 받기 위한 시도를 펼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기존 기술에서 난이도를 높이고 실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프로그램 구성이나 연기 방향을 잡아왔다.

손연재의 이와 같은 연기 구성은 그야말로 ‘클린’을 해야 18점대 초중반 점수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 기술을 가진 경쟁선수들이 최대 18점대 후반의 점수를 기대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분명 불리하다. 어찌 보면 이와 같은 한계가 명확한 상황 속에서 손연재가 최근 열린 거의 모든 월드컵 대회와 중요 국제대회에서 꼬박꼬박 메달을 획득한 것은 대단한 성과였다.

손연재는 오는 21일부터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한 뒤 다음달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내년 리우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대회. 개인종합 순위에서 15위에 들어야 자력으로 리우 올림픽 무대에서 설 수 있는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손연재의 현재 기량과 위상을 떠올릴 때, 부상 관리와 컨디션 조절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내년 리우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손연재는 일찌감치 내년 리우 올림픽으로 시선을 보낼 필요가 있다. 지금 손연재가 무언가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 기술을 공인 받기 위해 노력한다거나 연기의 난이도를 비약적으로 올린다거나 하는 모험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보다는 손연재가 다른 경쟁 선수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표현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손연재 특유의 풍부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표현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면 경쟁 선수에 대한 신체적 기술적 조건의열세를 보완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리우를 향하는 손연재에게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점은 부상이 없는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실수 없이 해낼 수 있는 기량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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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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