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직접 나선 황병서 김양건, 선전선동 형태 바뀌었다
아나운서가 '발표'하더니 메시지 전달 주체가 직접 나서
전문가 "유학파 김정은 대주민 소통 방식 바꾸고 있는듯"
8.25 남북 고위급 접촉에 참석했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 그리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선중앙TV를 통해 합의내용에 대한 소감을 잇따라 밝힌 것과 관련, 김정은 정권 들어 ‘소통’에 무게를 실은 방송으로 선전선동 형태가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껏 수차례의 크고 작은 회담이 있었지만 회담에 참여한 당국자가 직접 매체에 등장해 ‘소감’을 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기존 북 방송에서 주요문서나 고위관료의 워딩을 전할 때 아나운서의 입을 빌려 ‘전달’하는 형태가 아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주체가 직접 매체에 나서 자신의 음성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8.25 남북 고위급 합의 직후인 25일 오후, 북측 대표로 합의에 직접 참석했던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조선중앙TV에 직접 출연해 “북남관계 개선의 새로운 분위기가 마련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 함께 북측 대표로 참석한 김양건 비서 역시 27일 해당 매체에 출연해 “북남 간 합의정신을 귀중히 여겨 통일을 지향하는 건설적 방향으로 전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 이후 북 당국자들이 매체에 직접 나와 연설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북 보도방식에서는 볼 수 없던 현상으로 현장감과 소통을 중시한 서구의 보도방식을 좇는 형태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2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북 보도방식의 변화는)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과는 다르게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서구의 보도방식을 접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해석했다.
정성장 실장에 따르면 실제로 김정은은 2012년 4월 김정일 사망 후 공개적으로 연설을 하는가 하면 정치국회나 여러 회의를 통해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해 직접 간부들에게 최고지도부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정 실장은 “김정은의 대국민 설득방식은 김정일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 들어 선전선동의 형태가 보다 ‘주민 직접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변화는 김정은이 정책에 대해 당국뿐 아니라 ‘대국민 홍보’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북 주민들에 휴대전화 보급률이 상승하면서 북중 접경지역에 외부 정보가 빠르게 유입되는 것과 관련, 이보다 신속하게 주민들에게 당국의 입장을 설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김정은 식 소통법’과 관련해 실제로 북 주민들의 김정은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김정은에 대한 지지도 조사’ 결과를 인용해 “북 주민들이 ‘김정은 위원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60%를 넘어섰다”며 “평소 우리가 북한붕괴에 대해 너무 쉽게 이야기 하는데, 이 조사결과를 보면 김정은이 김정일보다 똑똑하게 통치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역시 “북 당국자가 직접 매체를 통해 의견을 밝히는 것은 김정은 시대에 변화한 현상”이라며 “선전선동형태가 바뀐 것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유동열 원장은 “과거에는 그냥 간단히 보도만 하고 끝났다면, 김정은 정권에 들어 직접 당국자가 나와 의견을 밝히는 등 변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도 회담하고 나면 개개인이 나와 소감을 말하는 것처럼 서방세계의 방송을 따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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