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5개월여 만에 축구대표팀 ‘캡틴’으로 복귀했다. 동시에 팔에 찬 주장 완장의 무게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오는 3일 오후 8시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라오스와 월드컵 2차 예선 G조 2차전을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에 앞서 지난 2일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대표팀 주장을 맡겼다. 올해 호주 아시안컵과 지난 3월 뉴질랜드와의 친선전에서 주장을 맡았던 기성용은 약 5개월 만에 재신임을 받았다.
국내파 선수 위주로 꾸려진 지난 7월 동아시안컵에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주장을 맡아 우승을 이끌었지만 유럽파가 합류한 대표팀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기성용이었다.
이번 대표팀에서 기성용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홈에서 열리는 FIFA 랭킹 177위 라오스와의 경기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에 중요한 경기다. 객관적인 전력상 두수 아래인 라오스에 대승을 낙관하는 분위기지만 밀집수비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대에게는 오히려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현재 대표팀은 정상전력이 아니다. 부동의 원톱 이정협(상주 상무)은 안면복합골절상으로 합류하지 못했고, 슈틸리케 감독이 골 결정력을 해갈해 줄 선수로 지목한 구자철은 갑작스럽게 아우크스부르크 이적이 결정되면서 국내에 들어온 뒤 곧바로 다시 독일로 떠났다.
또한 중원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왔던 박주호 역시 도르트문트 이적으로 라오스전에는 나설 수 없고, 손흥민 역시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유럽파 핵심 전력들의 잇따른 이적으로 대표팀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표팀에서 기성용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다.
아울러 기성용은 이번 라오스전서 슈틸리케 감독 전술의 핵심 키다. 기성용은 주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이지만 라오스의 밀집수비를 깨부수기 위해 공격으로 전진 배치될 확률이 높다. 볼 키핑력과 패싱력은 물론 중거리 슈팅 능력까지 갖춘 기성용이 전진 배치된다면 대표팀의 공격도 수월하게 풀릴 수 있다.
잉글랜드 진출 이후 대표팀에서 물오른 기량과 더불어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기성용이 구자철과 박주호가 빠진 중원을 묵직하게 구축하고, 팀 승리를 이끄는 주장의 품격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