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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만 한 가득’ 손흥민 데뷔전…뼈저린 박지성 조언


입력 2015.09.14 06:29 수정 2015.09.15 09:0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선덜랜드와의 원정경기서 EPL 공식 데뷔

연계 플레이 미흡, 적응 기간 필요할 듯

손흥민이 EPL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게티이미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23)이 드디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토트넘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와의 5라운드 원정 경기서 1-0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5라운드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 승점 3 획득과 함께 1승 3무 1패(승점 6)째를 기록해 단숨에 리그 공동 11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손흥민의 포지션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였다. 하지만 사실상 프리롤에 가까웠다.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해리 케인의 뒤를 받치는 역할에 주력했고, 실제로 틈틈이 중앙으로 침투해 찬스를 만들어 가려는 역할에 충실했다.

하지만 첫 술부터 배부를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아직은 어색한 동료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초반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지만 번번이 찬스를 끊어버리는 모습이 아쉬웠고,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거친 수비에도 애를 먹었다. 활동량도 문제였다. 중계 카메라에 잡힌 손흥민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듯 했지만 빈 공간을 찾지 못했고, 이렇다 보니 동료들의 패스를 받을 리 만무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한 토트넘 선수들 중 수비수인 카일 워커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75%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크로스는 가장 많은 5차례를 시도했으나 동료들에게 배달된 횟수는 한 차례에 불과했고 패스 시도도 가장 적은 20차례로 나타났다.

앞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경험했던 박지성의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박지성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 참석해 “EPL 특성상 적응시기가 필요하겠지만 기다려주면 자기 기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손흥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지성은 적극적인 수비 가담에 대해서도 "공격적으로 정말 뛰어난 모습을 보이면 뭐라 할 사람이 전혀 없다. 다만 EPL 수비진은 거칠고 힘으로 밀어붙인다. 이를 어떻게 공략할지 연구해야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이날 손흥민은 수비 가담은커녕 공격 쪽에서도 전혀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앞으로 손흥민이 해결해야할 숙제의 답은 나와있다. 손흥민 본인도 경기 전 “분데스리가가 조직적인 팀플레이 위주라면 EPL은 웬만한 몸싸움에도 휘슬을 불지 않았다. 1대1 돌파와 상대 선수와의 경합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이미 답을 내렸다.

어쩌면 손흥민은 5년간 활약했던 분데스리가보다 EPL에 더 최적화된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다소 투박하지만 전진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공간을 활용한 침투 플레이에 능한 선수다.

선덜랜드와의 데뷔전에서는 이러한 장점이 살아나지 않았다. 박지성 말대로 적응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손흥민이다. 다만 런던의 축구팬들과 극성스러운 영국 언론들은 적지 않은 이적료를 받은 선수에게 많은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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