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멀었던 프로농구 개막전 '팬들의 경고'
승부조작-불법도박 파문 여파로 경기장 분위기에도 미쳐
"찾아준 관중에 대한 반성과 감사로 환골탈태 이뤄야" 지적
2015-16시즌 프로농구가 돌아왔다.
그러나 축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여름 내내 농구계를 강타한 승부 조작과 불법 도박 파문으로 시작부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개막 이후 이틀간 전국 각지서 열린 경기에는 주말임에도 곳곳에서 빈자리가 눈에 많이 띄었다. 서울 SK나 창원 LG 등 전통적으로 관중동원 힘이 높다고 평가받던 인기 구단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나마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각 구단에서 화려한 식전 이벤트와 응원 열기로 분위기를 띄우려고 해도 반응이 시큰둥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모 구단 관계자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시즌 개막이 아니라 아직도 연습경기를 하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아무래도 시즌 초반 일정이 야구-축구 등 경쟁 종목들의 정규리그 일정과 겹친 데다 일부 스타급 선수들이 국가대표 차출이나 불법도박 징계의 영향으로 자리를 비운 여파도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역시 최근 불미스러운 일에 끊임없이 연루된 농구계를 바라보는 싸늘한 팬심이 드러난 대목이다.
시즌 초반 각 구단들은 개막전을 앞두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럼에도 개막 이틀간 평균 관중은 예년에 비해 약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희망을 안겨준 곳도 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언더독 돌풍'으로 팬들을 감동시켰던 인천 전자랜드, 전통의 강호 전주 KCC 등은 최근 불고 있는 농구계 악재 속에서도 홈 개막전에서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선방했다.
KCC는 최근 농구계를 강타한 승부조작-불법도박 파문에도 연루된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전자랜드는 간판스타였던 포웰이 팀을 떠났고 함준후가 불법도박 파문에 연루되어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근성 있는 성실한 팀 이미지로 여전히 많은 팬들을 지지를 받고 있다.
두 팀은 나란히 홈 개막전에서 팬들의 응원 열기를 등에 업고 승리를 신고했다.
하지만 KCC는 주말 내내 또 다른 악재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바로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켰던 김민구의 출전이 문제였다. 김민구는 최근 KBL 재정위원회에서 벌금이나 출전 정지 없는 사실상의 솜방망이 징계로 도마에 오른데 이어 12일 SK와의 잠실 개막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KBL의 사회봉사 명령조차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민구를 경기를 내보낸 KCC 구단의 행태에도 비판이 빗발쳤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튿날 김민구는 KGC와의 홈 개막전에서는 출전하지 않고 벤치만을 지켰다.
농구계는 개막 이틀 동안 피부로 느낀 팬심을 깊이 새겨야한다. 오히려 많은 팬들이 프로농구를 외면한데 대한 아쉬움과 원망보다는 그나마 이런 상황에서도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 대한 감사와 반성이 먼저다. 농구계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거듭나지 못한다면 일시적인 관중 감소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무겁게 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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