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 "총선룰 웬 재신임?" 전병헌 "지도부 그만 흔들어"
최고위원회의, 여전히 '재신임'여부놓고 친노-비노 대립
오영식, 이종걸 '유신 발언'에 "당 대표께 진심으로 사과하라" 요청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14일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두고 또 갈등을 드러냈다. 국정감사 사흘째였지만 이날 최고위원들의 발언은 대부분 문 대표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데 집중됐다.
시작은 주승용 최고위원이었다. 주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요즘 우리당을 지켜보는 국민과 당원의 심정은 복잡할 것”이라고 운을 뗀 뒤 “당대표는 왜 총선룰을 통과시키는 데 자기 대표직을 걸고 재신임을 묻는걸까. 오늘 우리가 답해야 할 국민과 당원들의 의심”이라며 문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또 “이제 총선 얼마 안 남았는데 저러고도 총선에서 이기길 바라는 걸까,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에 제일 중요한 국감과 정기국회를 포기하고 당내 문제로 갈등하면서도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당내계파들이 서로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으며 극단적 권력투쟁을 벌이면서도 당을 통합시켜 총선에 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라며 당원의 입을 빌려 당내 혼란 상황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모든 당내 문제는 일단 국감 뒤로 미루자. 그렇지 않으려면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당을 책임지는 지도부의 중지를 모으자”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결론을 내기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에 전병헌 최고위원은 “당을 오래 지켜왔지만, 19대 국회만큼 당 지도부가 뽑히면 그 어떤 이유라도 들어서 흔드는 악폐와 악순환이 반복된 적은 없었다”며 “온갖 논리를 이것저것 다 갖다 붙이지만 내 기준과 상식으론 합리적이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라고 날을 세웠다.
전 최고위원은 특히 “지도부에 대한 흔들기가 비상식적·비합리적 논거를 통해서 계속된다면, 이번 기회에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와 퇴행적 문화를 가부간에 정리하는 것이 옳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 당을 살리는 길 아니냐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오영식 최고위원은 전날 이종걸 원내대표가 "재신임은 유신시대의 언어를 연상케 한다"는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 최고위원은 “중진들과 당대표가 어렵게 뜻을 모았는데 아직까지도 매우 부적절한 언사들로 논란들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어제 원내대표의 말은 매우 부적절한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 원내대표가 스스로 국감에 집중하자고 말한 것이 바로 엊그제인데 원내대표의 표현과 언사는 진의 여부를 떠나서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께서 당대표께 진심으로 사과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회의 시간보다 약 25분 늦게 국회에 도착했으나, 최고위가 열린 대표회의실로 입장하지 않고 당 대표실로 직행했다. 이는 문 대표가 자신의 재신임 투표와 거취 문제를 두고 지도부 내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을 인식해 최고위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날 이 원내대표의 유신 발언 등 공격 수위가 더를 넘는 데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이 원내대표와 주 최고위원은 회의 후 당 대표실에서 문 대표와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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