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는 20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72-57로 승리했다.
개막 4연승은 전자랜드의 전신인 인천 대우 제우스 시절(1998-99시즌) 기록한 적이 있지만 구단 이름이 바뀐 이후로는 처음이다.
사실 전자랜드는 창단 이후 주로 중하위권을 전전하며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유도훈 감독 부임 이후 어느덧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이 됐음에도 여전히 '언더독'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이후 프로농구의 새로운 인기팀으로 거듭났다. 6위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했던 전자랜드는 6강전에서 상위 시드인 SK를 완파하는가 하면, 준결승에서는 동부까지 벼랑에 몰아넣으며 하위 시드의 반란을 주도했다.
비록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챔피언결정전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지만 전자랜드의 투혼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독 악재와 구설이 많았던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가 흥행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약팀이 강팀을 제압하는 영화 같은 연출, 한때 팀 매각의 위기까지 극복해낸 비하인드 스토리 등은 전자랜드의 돌풍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올 시즌 전자랜드는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했다. 팀 전력의 핵으로 꼽히던 주장 리카르도 포웰이 외국인 선수 제도변경의 영향으로 팀을 떠나야했다. 눈에 띄는 거물급 신인이나 외부로부터 전력보강은 이번에도 없었다. 올 시즌에도 전자랜드의 전력을 높이 평가한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전자랜드는 올해도 예상을 뒤엎는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슬로우 스타터였던 것과는 달리,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치고나가는 것이 달라졌을 뿐이다.
전자랜드 특유의 끈끈한 팀 조직력은 여전하다. 정영삼, 주태수, 정병국, 정효근 등 전자랜드의 주축 선수들은 각 포지션에서 리그 정상급과는 거리가 있다. 국가대표 멤버도 없다. 하지만 수년간 한 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할 정도의 호흡을 자랑한다.
스크린, 패스, 박스아웃 등 개개인의 역량이 아닌 팀플레이를 통해 만들어내는 시너지효과는 상대팀에게는 '1+1' 이상의 위협이 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외국인선수 안드레 스미스와 알파 뱅그라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견실한 플레이로 전자랜드의 팀플레이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스미스는 무릎 부상 전력 때문에, 뱅그라는 어정쩡한 포지션과 나이 문제로 인해 불안감을 자아냈지만 우려했던 것과 달리 팀에 잘 적응하고 있다.
특히 스미스는 빅맨으로서는 작은 신장이지만, 이미 KBL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와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위력을 과시했다.
시즌 초반 각 팀들이 국가대표 차출 등 여러 가지 난재로 인해 제대로 된 선수 구성을 이루지 못해 아직 전자랜드의 전력을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의 상승세를 이어 나가고 있는 전자랜드의 돌풍은 '스포츠다운 스토리텔링'에 목마른 프로농구팬들에게 신선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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