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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 시작도 전 중단했다 속개, 소득없이...


입력 2015.09.23 15:12 수정 2015.09.23 15:20        전형민 기자

<현장>회의전 농어촌 의원들 특별선거구 신설 촉구 의견 전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위 전체회의에 앞서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이 이병석 위원장에게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농어촌지역구 의원들의 입장이 담긴 서류를 전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23일 오전 전체회의를 통해 재가동에 나섰으나 시작도 하기 전에 여야 간의 의견차로 중단됐다가 속개되는 등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회의의 안건은 여당 몫의 간사를 정문헌 의원에서 이학재 의원으로 교체하는 건이었다. 하지만 최근 선거구획정위가 발표한 선거구획정안이 농어촌 지역구의 대폭 축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개특위 차원의 토론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날 회의는 시작 전부터 어수선 했다. 시작 전 ‘농어촌·지방 주권지키기 의원모임’ 소속 장윤석 의원이 회의장에 들어와 “회의 시작 전에 농어촌 의원으로서 정개특위 위원장님과 위원께 한 가지 자료 드리고자 왔다”면서 ‘4개 자치구·시·군의 지역구국회의원 정수는 최소 1인으로!’라고 적힌 자료를 배부하며 지난 21일 농어촌 의원들이 요구한 특별선거구 신설을 촉구했다.

앞서 정문헌·황영철 의원 등 현역 새누리당 강원도 의원들은 이날 정개특위 회의 직전 국회 정론관에서 농어촌 특별선거구 지정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은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농어촌 의원들의 바람과는 달리 이날 20여분 늦게 회의장에 도착한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농어촌 특별선거구 지정과 관련한 전체회의에서의 토론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도착한 직후 이병석 정개특위 위원장은 양당 간사를 불러 이날 회의에 대해 협의했으나 협의 3분 만에 야당 의원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회의장을 나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양당 간사 간 지난법 합의했던 안을 처리하는 자리”라며 “오늘 전체회의에서 토론에 대한 안건은 없었는데 새누리당의 새로 선임된 이학재 간사가 양당 간사 간 합의사항을 어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오늘 합의처리를 하기로 했으면 해야하는데 매번 새누리당에선 합의했던 안을 깨고 있기 때문에 (오늘 회의를 진행하기) 상당히 어렵다”면서 “오늘 전체회의에서 토론을 하겠다는 것은 정치공세 하겠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이 말한 합의사항이란 전임 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과의 합의내용으로 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한다는 것과 현행법에 기초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인 도농간 인구비율 2대 1을 준수한다는 것, 농어촌 지역구 감소를 최소화하는 상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 등이다.

이에 반해 여당 간사인 이학재 의원은 “회의는 합의를 하기 위해 회의를 하는 것”이라며 “합의가 될지는 회의를 해봐야 아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야당 의원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 정개특위에서 가장 크게 논의해야할 것이 지역구의 감소 내지는 현행 유지로 농촌지역 지역 대표성이 크게 훼손되는 부분”이라면서 “그 부분에 대한 충분한 회의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퇴장은 회의를 깨자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정개특위는 결국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지 약 1시간여 만인 11시18분 여야 간사 간의 합의에 따라 여야 각각 두 명씩 발언권을 주는 것으로 하고 속개 됐다. 정개특위 의원들은 전체회의 정회 후 비공개로 공직선거법심사소위원회에서 선거구획정위안에 대해 검토했지만 소위에서도 별다른 소득 없이 헤어졌다.

이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은 비례지역구를 줄이고 농어촌 지역구를 늘려야한다는 입장이 정해져 있는데 야당은 중구난방”이라며 “야당이 입장 통일이 안 돼고 ‘농촌지역의 대표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 수준의 두루뭉실한 수준이기 떄문에 더 이상 논의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추석 이후에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만나자고 이야기 했다”고 덧붙였다.

전체회의 산회 후 여야 위원들이 빠져나간 썰렁한 회의장에는 회의 시작 전 일일이 자료까지 돌려가며 농어촌 지역구 축소에 따른 특별선거구 획정을 촉구했던 장윤석 의원이 정개특위 위원들에게 돌린 자료만 허허롭게 나뒹굴고 있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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